LG가 이대형의 반대급부로 마운드 강화를 택했다.
LG 구단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7일 KIA와 FA 계약을 체결한 외야수 이대형의 보상선수로 신승현(30)을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당장 내년을 바라본 선택이다. LG 송구홍 팀장은 OSEN과 전화통화에서 “현장에서 신승현이 충분히 활약할 수 있는 선수라고 봤다. 우리 팀에 사이드암투수가 많지만 신승현은 140km 중반대를 던진다. 상대 타자를 힘으로 압도할 수 있는 투수다”며 “유망주를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절대적으로 현장의 의견을 존중했다. 내년에 더 좋은 성적을 내야하는 만큼, 즉시전력감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우규민 신정락 김선규 김기표 등 수준급 사이드암투수가 있으나, 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게다가 2013시즌 풀타임으로 활약한 이는 우규민과 신정락 뿐이었다. 우규민과 신정락 모두 주로 선발진에 자리, 사실상 LG 불펜 필승조에는 사이드암투수가 전무했다. 이미 막강 불펜진을 구축한 LG지만, 좌투라인 류택현 이상열이 박자를 맞춰 상대 타선의 흐름을 끊은 것처럼, 신승현도 이러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점은 신승현의 2013시즌 모습이다. 5월 7일 트레이드 당시 신승현은 송은범의 플러스 알파로 보였지만, KIA 유니폼을 입고 140km 후반대의 강속구를 뿌리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2000년대 중반 SK소속으로 선발과 불펜 모두에서 활약했던 것을 재현해냈다. 선동렬 감독 또한 신승현의 호투에 “그렇게 잘 던질 줄 몰랐다”고 웃었다. 결국 신승현은 2013시즌 마지막까지 KIA 불펜의 필승조로 활약,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물론 KIA에 유망한 투수들이 많고, 팀에 플러스가 되는 베테랑 야수도 상당한 것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고졸 2년차 우완 파이어볼러 김윤동은 보호선수 명단에 묶여있었고, 대졸 1년차 좌투수 손동욱은 실전 준비 과정에 있다. 베테랑 야수 또한 내야진에 박경수가 복귀하고, 외야진에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임재철을 합류하는 만큼, 딱히 보강이 필요하지 않았다. 최희섭과 같은 거물급 선수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최희섭 정도의 이름은 20인 보호명단 안에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신승현 지명을 통해 2014시즌 LG의 목표는 분명해졌다. 2013시즌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하며 지난 10년의 아픔에서 탈출한 것에 그치지 않고, 최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우승에 ‘올인’, 강점을 더 강하게 한 LG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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