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잇단 이탈-감독 경질’, 두산 어디 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11.27 19: 53

프런트의 입김이 굉장히 셌다. 결국 주축으로 활약하던 선수들이 잇달아 팀을 떠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감독이 갑작스레 낙마했다. 두산 베어스가 김진욱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송일수 퓨처스팀 감독을 새 감독으로 임명했다.
두산은 27일 송일수(63) 2군 감독을 제9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이에 앞서 김 감독의 교체가 갑작스레 이뤄졌다는 것은 그야말로 충격. 2011년 10월 김광수 감독대행 체제에서 김 감독을 신임감독으로 임명했던 두산은 마무리 훈련을 지도 중이던 김 감독을 갑작스레 교체했다. 김 감독은 2012시즌 감독 부임 첫 해 페넌트레이스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롯데에 패퇴했다.
그리고 올 시즌에는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으나 페넌트레이스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뒤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3승1패 우위에서 3승4패로 준우승하며 아쉬움을 남겼으나 두산의 투수진 컬러를 계투 중심에서 선발 중심으로 바꿔놓은 데는 김 감독의 공도 컸다. 그런데 두산은 3년 계약의 마지막 해를 채우지 못하고 갑작스레 감독을 갈아치웠다. 신임 송 감독은 김태룡 단장의 추천 속에서 지난해 말 퓨처스팀 감독으로 취임했다.

앞서 두산은 팬들의 비난을 사는 여러 행보를 보였다. 이종욱, 손시헌(이상 NC), 최준석(롯데) 세 명의 FA를 모두 놓쳤으며 2차 드래프트에서 5명을 빼앗겼다. 그런데 그 중 임재철(LG), 김상현(개명 후 김태영, KIA), 이혜천(NC) 등 과거 주축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이 모두 팀을 떠났다. 투수진 맏형 김선우도 방출의 형태로 팀을 떠났다. 주장 홍성흔을 도와 라커룸 중추가 될 수 있던 30대 선수들이 벌써 7명이 떠났다.
여기에 김 감독의 구리 인창고 시절 제자인 우타자 윤석민이 넥센으로 1-1 맞트레이드 되었다. 갑작스러운 외야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장민석(개명 전 장기영)을 데려온 감이 컸는데 그 대가가 타 팀의 1군 좌완과도 바꾸지 않았던, 지난해 후반기 팀의 4번 타자였던 윤석민이다. 선수 당사자도 이야기를 듣지 못했던 깜짝 트레이드였다. 그리고 다음날 감독이 갑작스럽게 낙마했다. 3년 계약을 맺었고 전술 운용에 있어서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어쨌든 팀의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힘을 쏟았던 지도자다.
팀이 마구 바뀌고 있다. 한 구단 고위 관계자는 “팀이 하위로 떨어질 때 세대교체를 하는 것은 늦은 일”이라며 지금의 상황을 변명하듯 이야기했으나 이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두산은 페넌트레이스를 4위로 마쳤던 팀이고 한국시리즈 우승도 차지하지 못했으니 대의명분을 찾기가 힘들다. 그냥 더 올라가야 하는 2위 팀이다. 그리고 구단은 12년 째 우승을 못하고 있는 팀을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종잡을 수 없는 행보의 두산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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