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7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삼성화재가 주전 선수들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단독 선두 자리에 올랐다.
삼성화재는 27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NH농협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국내파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인 끝에 3-1(25-19 25-23 21-25 25-14)로 이겼다. 승점 3점을 따낸 삼성화재(승점 17점)은 대한항공을 끌어내리고 하루 만에 선두 자리에 복귀했다. 삼성화재의 벽을 넘지 못한 한국전력(승점 6점)은 6위에 머물렀다.
‘레오 활약=승리’라는 공식에 익숙한 삼성화재였다. 그런데 이날은 조금 달랐다. 레오는 2세트까지 40% 초반대의 공격 성공률에 머물렀다. 몸이 가볍지 않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국내 선수들이 힘을 내며 레오의 몫을 거들었다. 그 결과 큰 공백 없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1세트에서 13-14로 끌려갔던 삼성화재는 박철우의 오픈 공격과 고희진의 블로킹 득점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그 후 18-15에서는 박철우가 연거푸 서브 에이스 2개를 터뜨리며 사실상 1세트 분위기를 가져온 끝에 여유 있는 승리를 거뒀다. 2세트에서도 앞서가다 한국전력의 맹추격에 쫓겼지만 24-23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레오가 후위 공격으로 종지부를 찍으며 승리의 기운을 만들어갔다.
한국전력의 강한 저항에 밀려 3세트를 내준 삼성화재는 4세트 6-6에서 레오의 오픈 공격이 연거푸 터졌고 상대 범실과 이선규의 블로킹까지 묶어 10-6으로 앞서가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살아나기 시작한 레오의 착실한 득점과 고희진의 블로킹 득점, 고준용의 서브 득점으로 18-10까지 앞서간 삼성화재는 한국전력의 추격 의지를 꺾으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레오는 이날 결정적인 순간 자기 몫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21득점, 공격 성공률 44.44%를 기록하며 평상시의 활약에 못 미쳤다. 범실도 11개나 됐다. 하지만 국내 선수들이 제 몫을 했다. 특히 중앙의 고희진 이선규 베테랑 듀오가 빛났다.
이선규는 블로킹 5개를 포함해 12점을 기록했다. 7번 시도, 7번 성공으로 공격 성공률은 100%에 이르렀다. 고희진도 블로킹 5개 등 9점을 거들었고 레오의 반대편에 위치한 박철우는 16점으로 자신의 몫을 했다. 한국전력은 밀로스(17점) 전광인(13점)이 분전했으나 삼성화재를 넘기에는 힘이 모자랐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현대건설이 인삼공사에 3-2 대역전승을 거뒀다. 먼저 두 세트를 내준 현대건설은 4세트에서 매치포인트에 몰렸으나 강한 수비와 상대 범실을 틈타 듀스를 만든 끝에 승부를 5세트까지 몰고 갔다. 현대건설은 5세트에서도 초반 0-5, 경기 중반에는 6-12까지 뒤졌지만 이후 강한 뒷심을 발휘하며 물고 늘어진 끝에 결국 값진 승점 2점을 따내고 하위권 탈출에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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