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외로운 남자를 어떻게 해야 하나. '메디컬 탑팀'의 주지훈이 욕망과 양심 사이를 오가는 내면의 갈등을 겪는 상황 속에서 자신을 따랐던 동료·후배 의사들의 신임을 잃으며 외로운 길을 걷고 있다.
지난 27일 오후 10시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메디컬 탑팀'(극본 윤경아 연출 김도훈, 오현종)에서는 위로는 신혜수(김영애 분)의 압박과 병원 내 권력을 잡고 인정을 받고자 하는 스스로의 욕망, 변질된 탑팀의 방침에 반감을 드러내는 멤버들에게 둘러싸여 고뇌하는 한승재(주지훈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탑팀 멤버였던 정훈민(김기방 분)은 한승재를 불러 탑팀을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이영우의 수술을 스스로 맡아한 것이 탑팀을 홍보하기 위한 한승재의 수단이었다고 오해한 것. 그는 "한 과장님의 운영 방식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탑팀에 오면 희귀질환 연구를 마음 껏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고향같은 곳을 버리고 왔지만 이건 아니다. 나도 야간 진료 팀으로 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분노한 한승재는 자리를 떴고, 뒤쫓아 온 서주영(려원 분)에게 "탑팀을 새로 뽑겠다. 이깟 팀 무너져도 상관없다. 나만 무너지지 않으면 된다"라 말하며 화를 냈다. 그의 흔들리는 모습은 박태신(권상우 분)에게도 전해졌다. 박태신은 서주영에게 "한 과장님을 잘 챙겨달라. 본인의 마음과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는 것 같다"며 걱정을 드러냈다.
한승재의 고뇌하는 내면은 이후 그가 어머니(김청 분)의 집을 찾아가며 드러났다. 앞서 그는 자신을 제외한 탑팀 전원이 박태신과 조준혁(박원상 분)의 집들이에 갔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됐고, 쓸쓸히 홀로 어머니의 집을 찾았다. 위로를 받기 위해 찾아간 어머니의 집이었지만, 가슴만 더 아플 뿐이었다. 알콜 중독에 빠져 술로만 하루하루를 보는 어머니의 모습을 새삼 확인해야 했던 것.
결국 그는 홀로 술잔을 기울이며 쓸쓸함을 달랬다. 그런 한승재를 위로해줄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서주영이였다. 서주영은 술에 취한 한승재를 데려다주겠다며 달려왔고, "서주영은 날 인정하는건가? 내가 인정 받고 싶은 사람들은 전부 날 바라보게만 하지?"라고 말하는 그에게 "과장님은 이대로도 빛나는 분이다. 왜 그걸 모르나. 너무 앞만 보고 달려서, 힘들어서 그렇다. 그럴 땐 잠깐 멈춰도 된다"라고 위로했다.
서주영 역시 인정받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며 살아온 인물. 때문에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한승재의 마음을 더 위로할 수 있었고, "요즘엔 꼭 그래야 했나 싶다. 그렇게 살았어야했나 남들한테 인정을 받아 오며 난 정말 행복했던 건가 이렇게 생각한다"라는 말로 한승재를 달랬다. 결국 한승재는 서주영을 끌어 안으며 애정을 드러냈다.
방황하고 있는 한승재의 모습에는 복잡한 한 인물의 다양한 욕망과 양심이 뒤섞여 있어 공감과 연민을 자아낸다. 특히 주지훈은 그런 한승재의 내면을 절제된 연기력으로 소화하고 있어 극에 대한 몰입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방송 말미에 한승재는 또 한 번 위기에 부딪혔다. 전염병 환자가 병원에 들어온 위급한 상황에서 신혜수의 뜻에 따라 병원을 찾아오는 보험회사 시찰단을 받을 것인지, 전염병 확산을 막고 환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놓을 것인지를 선택해야하는 기로에 선 것. 끊임없이 양심의 시험을 받는 한승재가 이번에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그리고 그것이 탑팀의 향후 행보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 지 기대감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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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탑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