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령 초보 사령탑이 탄생했다. 초보라는 딱지를 떼도 역대 프로야구 3번째 노장 감독으로 등극했다.
두산은 지난 27일 김진욱 감독의 경질을 발표하며 송일수 2군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 3년, 계약금 2억5000만원, 연봉 2억5000만원으로 총액 10억원 조건이다. 갑작스러운 감독 교체도 파격적이지만, 새 인물이 송일수 감독이라는 점도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송일수 신임 감독은 일본 교토 출신의 재일교포. 헤이안 고교를 졸업한뒤 1969년 긴테쓰 버팔로스에 입단해1983년까지 포수로 활약했다. 1984~1986년 3년간 한국프로야구 삼성에 몸담았다. 현역에서 은퇴한 뒤 긴테쓰 배터리코치와 라쿠텐 골든이글스 스카우트로 활동했으며 올해 두산 2군 감독을 맡았다.

일본에서 코치-스카우트로 잔뼈가 굵은 송일수 감독이지만 실질적으로 한국야구를 안에서 직접 경험한 것은 올해 두산 2군 감독으로 보낸 1년이 전부. 1군 감독 경력은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없었다. 말 그대로 '초보' 감독. 송 감독이 1950년생으로 만 63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랍다. 60대 초보 감독은 그가 최초다.
역대 프로야구 정식 감독은 모두 49명. 그들의 감독 첫 해 평균 연령은 46세였다. 역대 50번째 정식 감독이 된 송일수 감독은 만 63세로 데뷔 시즌이 되는 내년에는 만 64세. 보통 감독들보다 18살 더 많은 나이에 정식 감독으로 데뷔하게 된 것이다.
역대 한국프로야구에서 초보 사령탑으로 가장 나이가 많은 이는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이었다. 로이스터 감독이 롯데를 이끈 2008년 첫 해 그의 나이는 만 56세. 그 다음으로 지난 1993년 쌍방울의 지휘봉을 잡은 신용균 현 한화 투수 인스트럭터로 당시 그의 나이 만 55세였다. 그 역시 재일교포 출신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현역 감독 중에서는 론 워싱턴 텍사스 레인저스 감독이 가장 늦은 나이에 감독이 됐는데 2007년 당시 그의 나이는 만 55세였다.
굳이 '초보'라는 범주를 제외하더라도 송 감독은 역대 3번째로 고령의 나이에 현장을 지휘하는 감독이 됐다. 김응룡 한화 감독이 최초로 70대의 고령에 현장을 지키고 있고, 김성근 전 SK 감독이 2011년 중도 해임될 때 당시 나이가 만 69세였다. 송 감독은 김응룡-김성근감독에 이어 3번째로 나이가 많은 노장 감독에 등극했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60대를 넘어서도 현장 감독으로 활약한 노장은 6명밖에 없었다. 김응룡-김성근 감독 외 김인식 전 한화 감독이 2009년까지 만 62세로 팀을 이끌었고, 강병철 전 롯데 감독은 2007년까지 만 61세로 현장을 지켰다. 백인천 전 롯데 감독도 2003년 물러날 때 나이가 만 60세였고, 이광환 전 히어로즈 감독도 2008년 당시 나이가 만 60세였다. 이들은 모두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명장으로 60대까지 롱런 가능했다.
하지만 송일수 감독은 이제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은 60대 초보 감독이라는 점에서 지금껏 한국프로야구에서 볼 수 없었던 유형이다. 재일교포 출신으로 정식 감독이 된 것은 김영덕-김성근-신용균 감독에 이어 송 감독이 4번째. 좀처럼 보기 드문 이력의 송 감독이 앞으로 어떤 역사를 써내려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