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누구'보다 간절했던 염기훈의 '왼발'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11.28 07: 13

간절함이 결과로 이어졌다. '염긱스' 염기훈(수원)의 바람이었다.
수원은 지난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K리그 클래식 39라운드서 1-0으로 승리했다. 후반 추가시간 산토스가 머리로 받아 넣은 골은 전북의 골네트를 흔들며 마지막 홈 경기를 펼친 수원에 승리의 기쁨을 안겼다.
이날 산토스의 결승골을 도운 이는 바로 염기훈. 경찰청 제대 후 팀에 복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하던 염기훈은 결정적인 한 번의 기회를 만들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수원팬들에게 염기훈은 특별하다. 지난 2010년 수원에 입단 한 뒤 첫 해 부상으로 제 역할을 펼치지 못했다. 1골 10도움이었다. 그러나 2011년에는 29경기서 9골 14도움을 기록하면서 공격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기대가 컸지만 염기훈은 병역문제 해결을 위해 경찰청에 입대했다. 2년간 군생활을 마친 염기훈은 올 시즌 막판 합류해 1골을 기록하고 있었다.
지난 10월 5일 수원 복귀 후 포항전에 나섰던 그는 완벽하게 녹아들지 못했다. 챌린지와 클래식의 차이를 넘기 위해 부던히 노력했고 그 결과 막판에 맹활약 했다. 지난 울산전서 비록 팀은 패했지만 염기훈 만큼은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울산 골키퍼 김승규를 완전히 농락, 골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날 전북과 홈 마지막 경기서는 택배 크로스를 산토스에게 배달하면서 결승골을 이끌었다.
경기를 마친 뒤 염기훈은 "축구선수를 하면서 오늘처럼 간절히 바란 적은 없었다. 정말로 그 자리에 누가 달려올 것 같았다. 내가 원하는 자리에 정확하게 배달하고 기다렸다. '제발, 제발'하며 진심으로 간절하게 원했다. 그런 바람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국가대표로 월드컵에 출전했던 그였지만 간절함 만큼은 이날 경기가 최고였다. 영하로 떨어진 추운 날씨에도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편 염기훈은 "경찰청 제대 후 제 몫을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다음 시즌에는 더 많은 준비를 할 것이다. 그것이 나와 수원이 함께 살아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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