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신혜에게 어장관리란 없다.
SBS 수목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 상속자들'에 '가난 상속자' 차은상 역으로 출연 중인 박신혜가 여러 남자를 두고 저울질을 하는 일명 '어장관리'와 동떨어진 처신으로 호감을 사고 있다.
극중 은상은 제국그룹 후계자 김탄(이민호 분)과 사랑을 키워가고 있는 가운데 호텔 제우스 상속자 최영도(김우빈 분)의 마음 역시 사로잡았다. 보통의 로맨스물 여주인공들이 대시하는 남주인공들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며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는 것과 달리, 은상은 너무 '칼 같아서' 서운함마저 주고 있다.

지난 27일 방송된 '상속자들'에서 은상은 탄에게 "네가 좋아졌다"고 고백했다. 그동안 탄의 줄기찬 고백 러시에서도 꿈쩍 않던 은상이 취중진담으로 속내를 털어놓은 것. 이는 지난회에서 은상은 마음을 고백한 영도에게 "미안하지만 난 아니"라고 딱 잘라 거절했던 모습과 대비를 이뤘다.
이후 은상은 영도와 친구 사이로 확실한 선긋기를 하고 있다. 다만, 그는 아버지에 대한 상처로 불우한 내면 세계를 가진 영도를 안쓰러워하며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 이날도 "내 비밀 안 들먹여도 이렇게 대화할 수 있지않냐", "넌 네 얘기하는데 서툰 건 아닌가 싶었다"며 마음을 썼다.
은상의 처신은 박수받아 마땅하지만, 멋져도 '너무' 멋진 탄, 영도 때문에 시청자들의 아쉬움 또한 크다. 능청스럽게 우스갯소리를 하다가도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영도, 공부 빼고 무엇 하나 흠잡을 것 없는 탄, 둘 다 놓치기 아쉬운 '환상 속 캐릭터'기 때문이다. 오해를 만들 일 없이 똑부러지게 대처하는 은상의 행동은 멋있지만 서운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16회 예고 영상에서 은상이 탄의 아버지 김남윤(정동환 분)으로부터 은밀한 제안을 받고 고민하는 모습이 담기면서 영도에게 기회가 가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남윤은 "보름동안 탄이를 네 맘대로 만난 후 미국이든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가야 한다"고 말하며 두 사람의 불안한 미래를 예고했다. 이럴 경우, 은상의 상처는 영도만이 위로해줄 수 있다는 그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상속자들'은 '시크릿가든', '신사의 품격'을 연이어 성공 시킨 김은숙 작가와 '타짜', '마이더스'를 연출한 강신효 PD가 만드는 작품. 경영상속자, 주식상속자, 명예상속자, 주식상속자 등 부유층 고교생들과 유일한 가난상속자인 여주인공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청춘 로맨틱 코미디로, 이민호, 박신혜, 김성령, 크리스탈, 최진혁, 이주은, 강하늘, 김지원, 전수진, 박형식, 김우빈, 강민혁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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