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잘 지내고 있다".
수화기 너머 들리는 조동찬(30, 삼성 내야수)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조동찬은 8월 13일 대구 LG전 도중 문선재(LG 내야수)와 충돌해 왼쪽 무릎 외측 인대가 일부 손상되고 뼈가 조금 깨지는 부상을 입은 뒤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후 부상 치료와 재활 훈련을 병행하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엔트리 승선을 꾀했지만 아쉽게도 불발됐다.
조동찬은 27일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무릎 상태는 좋은 편이다. 날씨가 춥다보니 전력으로 뛰지 않았지만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빨리 따뜻한 곳에서 몸을 만들고 싶을 뿐. "가능하다면 괌 1차 캠프에 조기 합류해 몸을 만들고 싶다. 내 마음대로 될진 모르겠지만은. 따뜻한 곳에서 전력으로 뛰어보고 싶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한 조동찬은 "처음에는 괜찮겠지 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도 모르게 화가 나기 시작했다"며 "시즌을 일찍 마감하게 돼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내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동찬이 불의의 부상을 당하지 않았더라면 올 시즌이 끝난 뒤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다.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조동찬은 활용 가치가 높아 FA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을 것이다. "잊고 있었는데 선수들이 FA 계약하는 걸 보니 아쉬움이 드는 게 솔직한 마음이다. 부럽기도 했다".

조동찬은 "정말 좋은 소식이 하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혼인신고 3년 만에 지각 결혼식을 올릴 예정. 조동찬은 내달 8일 오후 4시 대구 북구 산격동 호텔인터불고 엑스코 그랜드볼룸에서 김하연 씨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너무 늦었다. 아내에게 정말 고맙고 미안한 마음 뿐이다. 그동안 나와 살면서 두 아이를 키우느라 제대로 쉬지 못했다". 조동찬은 아내 김하연 씨의 이야기를 꺼내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웨딩 촬영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정말 힘들었다. 사람들이 웨딩 촬영 한 번 하고 나면 진이 다 빠진다고 하던데 그 이유를 알겠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하얀 웨딩 드레스를 입은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감동을 느꼈다. 조동찬은 "잘 아시다시피 아내가 정말 예쁘다. 지금껏 아내를 보면서 그렇게 예뻐보인 적은 처음이었다.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같았다"고 자랑을 늘어 놓았다.
조동찬은 다시 야구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해마다 잔부상 때문에 시즌이 끝나면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이번에는 더욱 그랬다. 그래서 부상없이 한 시즌을 소화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부상없이 뛸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복이다. 아프지 않고 시즌을 소화하면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조동찬은 연예인 뺨칠 만큼 예쁜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아이를 위해 운동화 끈을 조여 맬 생각이다. 더 이상의 불운은 없다. 가족을 위해 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