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화와 SK의 머리 싸움이 시작됐다.
한화는 지난 26일 FA 이용규 보상선수로 포수 한승택을 KIA에 내줬다. KIA는 27일 한승택에 대한 양수·양도 계약서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보냈고, KBO가 이날 한승택의 KIA 이적을 공시함에 따라 한화-KIA의 보상선수 절차는 마무리됐다.
이제 한화는 또 다른 FA 정근우의 보상선수를 SK에 내줘야 한다. 보상선수 2라운드가 시작된 것이다. 한승택이라는 젊고 가능성 있는 포수를 KIA에 내줬지만 비교적 선방했다고 평가받는 한화가 SK를 상대로도 보상선수 출혈을 최소화할지가 관심이다.

한화는 28일부터 30일까지 보호선수 20인을 결정한 다음 SK에 명단을 넘겨줘야 한다. SK는 내달 1일부터 3일까지 한화로부터 받을 보상선수를 결정한다. 한화가 FA 정근우와 이용규를 동시 영입했는데 올해 순위에 따라 8위 KIA가 6위 SK보다 먼저 보상선수를 지명했다.
SK로서는 실질적으로 1명을 손해 본 상황에서 보상선수를 골라야 한다. 가뜩이나 한화는 선수층이 두텁지 못해 보상선수를 고르기 어려운 팀으로 꼽히는데 SK로서는 고민이 더욱 커졌다. 여기에 한화는 FA 신청선수와 군보류 선수만 10명에 달해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한화는 어떻게 보호선수를 선별할까. 기본적으로 투수 자원을 최대한 보호할 것으로 보인다. 정근우-이용규 영입으로 전력이 야수진이 대폭 강화된 만큼 투수력을 보호하는 게 우선이다. 한화는 KIA를 상대로도 투수를 최대한 지켜 "투수 쪽에서는 마땅히 지명할 만한 선수가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SK가 노릴 수 있는 보상선수는 결국 야수 쪽에서 결정날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SK는 2군 퓨처스팀에 가능성 있는 투수들이 많은 편이다. 한화가 투수를 최대한 보호한다면 SK는 야수를 지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장 정근우가 빠진 주전 2루수 자리를 메우기 위해서라도 내야 보강이 필요하다.
SK는 2차 드래프트에서 넥센 내야수 신현철을 영입했지만 전반적으로 아직 내야진이 강하지 못하다. 내야수가 1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2순위로 외야수를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KIA처럼 내년이 아닌 2년 후를 바라보는 미래전략형 선택도 가능하다.
한화는 KIA에 지명된 한승택 외에도 오선진·하주석·양성우·김용주·김경태가 군입대한다. 군입대를 앞둔 선수는 자동 보호가 되지 않는다. 한화는 KIA의 한승택 지명을 의외로 생각한 만큼 이를 거울삼아 가능성있는 군입대 선수들을 보호하는데 집중할 수 있다. 한화 역시 내년 뿐만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고 장기적인 계획을 짜고 있다. 이래저래 SK와 머리 싸움이 만만치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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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