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제임스(29, 마이애미 히트)가 친정팀 클리블랜드 팬들의 야유를 득점으로 되갚았다.
제임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퀴큰 로언스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정규시즌에서 친정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상대로 28점, 8리바운드, 8어시스트, 3스틸의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제임스를 앞세운 마이애미는 클리블랜드를 95-84로 잡고 파죽의 8연승을 달렸다. 12승 3패의 마이애미는 동부 컨퍼런스 선두 인디애나 페이서스(14승 1패)를 두 경기차로 추격했다.
이날 제임스가 공을 잡을 때마다 클리블랜드 팬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제임스가 자유투를 실패하자 엄청난 환호가 쏟아졌다. 3년이 지났지만 자신들을 버리고 떠난 슈퍼스타에 대한 배신감은 여전했다. 경기 후 제임스는 "오랜만에 돌아오니 기분이 묘하긴 하다. 팬들의 야유는 신경 쓰지 않았다. 내 목표는 우승 뿐"이라고 밝혔다. 마이애미는 클리블랜드전 8연승을 달렸다. 제임스는 마이애미 이적 후 단 한 경기도 친정팀에 내주지 않았다.

지난 2010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제임스는 8년 간 뛰었던 고향팀 클리블랜드를 뒤로 하고 마이애미 히트로 전격 이적했다. 이적사실을 생방송 쇼에서 발표하면서 제임스는 '공공의 적'이 됐다. 클리블랜드 팬들은 제임스의 유니폼을 찢거나 불태우면서 그를 저주하기도 했다.
최근 3시즌 동안 제임스는 모두 파이널에 올라 2연패를 차지하면서 진정한 NBA의 '킹'이 됐다. 올 시즌도 이변이 없는 한 제임스가 MVP와 우승트로피를 동시에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 제임스는 내년 여름에 다시 한 번 FA자격을 얻게 된다.
미국스포츠매체 ESPN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수 천 명의 클리블랜드 팬들이 마이애미전에서 5만 달러의 성금을 모아 ‘Come Home LeBron(르브론 집으로 돌아와)’라고 써진 초록색 티셔츠를 제작해 입고 제임스에게 단체구호를 외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전해들은 제임스는 “팬들의 행동은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이적을 생각할 시기가 아니다. 3번째 우승만 생각하겠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현재 클리블랜드에는 NBA 정상급 가드로 성장한 카이리 어빙이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트리스탄 톰슨, 앤서니 베넷 등 젊은선수들이 포진한 골밑이 빈약하다. 최대한 많은 우승을 원하는 제임스가 우승확률이 떨어지는 클리블랜드로 돌아갈 가능성은 희박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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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브론 제임스 / WENN 멀티비츠 (Copyright ⓒ 멀티비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