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 통과' 백인식, 새로운 꿈 꾼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1.28 15: 29

“일단 5승이 목표입니다”
6월 7일 문학구장. 경기 후 어깨에 아이싱을 한 젊은 투수는 얼굴에 미소를 머금었다. 7⅔이닝 2실점(비자책) 승리투수라는 호칭이 그의 이름을 따라붙은 뒤였다. 그리고 올 시즌 목표에 대해 묻자 ‘5승’이라고 했다. 그랬던 백인식(26, SK)은 이제 더 큰 꿈을 꾼다. 이른바 2라운드다. 소박해 보이지만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한 발판 마련이다. 롱런의 가능성을 시험한다는 점에서 그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백인식은 올 시즌 SK가 발견한 하나의 수확이자 위안이었다. 경쟁이 치열했던 5선발 자리를 따냈다. 성적과 내용이 뒷받침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선발과 두 번째 선발투수 임무를 오고가며 19경기에서 5승5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다. 프로 데뷔 시즌임을 감안하면 연착륙이었다. 2군 관계자들로부터 가능성에 대해 칭찬을 받았던 백인식은 이제 1군에서도 중요한 전력이 됐다.

스스로 말하는 2013년 감상은 ‘기대 이상’이다. 목표로 잡았던 ‘5승’을 이뤘다. 경기 운이 따랐다면 더 많은 승수를 따낼 수도 있었던 내용이었다. 백인식은 “올해 갑작스럽게 선발진에 들어갔다. 많은 경험을 한 것도 좋은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 기뻤다”라고 2013년을 돌아봤다. 백인식은 “시즌 초반에는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제구가 안 되는 경우가 많았다. 비디오를 보며 볼이 빠질 때 잘못된 폼을 알았다. 그 후 제구가 많이 안정됐다”고 또 하나의 수확을 뽑았다.
내년 4강 재진입을 노리는 SK에서 백인식은 이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올해는 ‘후보군’에서 시작했지만 내년에는 좀 더 안정된 입지에서 시즌을 시작할 전망이다. 크리스 세든과 조조 레이예스가 구단 생각대로 재계약에 성공한다면 외국인 두 명, 김광현 윤희상 백인식이 버티는 선발진은 SK의 큰 자산이 된다.
백인식도 애써 잡은 자리를 놓칠 생각은 없다. 백인식은 팀의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서 1루 견제를 집중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자신이 약했다고 생각했던 부분이다. 백인식은 “위기 때 실투를 줄이는 것에 주안점을 둘 생각”이라면서 “시즌 때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이 높았다. 오른손 타자에게 보다 확실히 던질 수 있는 포크볼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목표도 조금 높여 잡았다. 백인식은 “내년은 승수도 중요하겠지만 최소 6이닝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퀄리티 스타트’를 할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백인식은 올 시즌 선발로 나서 7회에도 마운드에 서 있었던 적이 세 번밖에 없었다. 중간에 만난 고비에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던 탓이다. 만약 백인식이 자신의 바람을 실현할 수 있다면 SK는 또 하나의 믿을 만한 선발투수를 확보하는 셈이 된다. 1라운드는 통과했다. 이제 자신의 앞에 기다리는 2라운드를 향해 백인식이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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