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시즌 종료까지 단 한 라운드를 남겨두게 됐다. 예상과 달리 우승 경쟁과 강등 경쟁은 최종라운드까지 치열하다.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가 우승을 다투고 있고, 강원 FC와 대구 FC는 강등 플레이오프행과 강등 결정을 놓고 승점 전쟁을 벌이게 됐다.
팀들의 경쟁 만큼 선수 개인의 경쟁도 치열하다. 김신욱(울산)과 데얀(서울)이 한 골 차이로 득점왕 경쟁, 몰리나(서울)와 레오나르도(전북)이 출전 경기수 차이로 도움왕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오는 3일 열리는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에서 시상될 최우수선수상(MVP), 영플레이어상, 베스트11 선정을 위한 막판 활약도 눈에 띈다.
그렇다면 선수 개인상 후보들은 이번 시즌 어떤 활약을 펼쳤을까? 기록과 매 라운드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 경기평가회의서 선정된 MVP와 베스트 11 횟수를 가지고 후보들을 평가했다. FA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같이 K리그 클래식과 직접 관련 없는 대회의 성적은 철저하게 배제했다.(39라운드, 40라운드 제외)

▲ 최우수선수상(MVP) - 김신욱·이명주 2파전
김신욱과 이명주(포항), 하대성(서울)이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사실상 2파전이다. 하대성의 경우 기록(3골 2도움과 연맹의 평가(MVP 0회, 베스트 11 2회)에서 가장 좋지 않다. 가장 앞서 있는 것은 김신욱이다. 현재 19골로 득점 선두에 올라 있다. 도움도 6개나 올렸다. 소속팀 울산은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을 차지한다. 연맹 평가에서도 이명주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김신욱은 MVP 3회, 베스트 11 9회에 뽑혔다. 반면 이명주(7골 4도움)는 MVP 선정 없이 베스트 11만 8차례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변수는 남아 있다. 김신욱은 포항과 최종전에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다. 만약 이 경기서 이명주가 맹활약을 펼쳐 포항에 역전 우승을 안긴다면 투표자의 마음은 강하게 흔들릴 것이다.
▲ 영플레이어상 - 고무열 유력
2년 전 이승기(전북)에 신인상 싸움에서 밀렸던 고무열(포항)의 두 번째 도전이다. 당시 고무열은 기록적인 면에서 이승기에 앞섰지만, 베스트 11 선정 횟수에서 큰 차이를 보이며 신인상을 내줬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기록과 베스트 11 선정, 그리고 팀 성적 등 모든 면에서 앞선다. 8골 5도움을 기록 중인 고무열은 MVP 선정은 없지만, 베스트 11에 5차례 이름을 올렸다. 한교원(인천)은 MVP에 한 차례 선정됐지만 베스트 11 선정이 3회에 그쳤다. 기록(6골 2도움)에서도 밀린다. 또 다른 후보 윤일록은 2골에 그쳤을 뿐만 아니라 베스트 11 선정도 1회에 그쳤다. 막판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는 포항의 고무열이 선두를 차지한 가운데 한교원이 추격하고 있는 형세다.
▲ 베스트 11 FW - 김신욱·데얀 유력
모든 것을 골로 말해야 하는 포지션이다. 단연코 득점이 많은 선수가 공격수 선정에 유력하다. 지난해의 경우 4-4-2 포메이션으로 베스트 11이 선정됐다. 공격수는 두 명이 몫이었다. 그렇다면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김신욱(19골)과 데얀(18골)이 가장 앞서 있다. 김신욱은 MVP 선정과 베스트 11 선정에서 후보들 중 가장 많은 3회와 9회를 기록했다. 데얀은 MVP 2회, 베스트 11 선정 4회를 기록했다. 페드로(제주, 17골)는 이미 제주를 떠나 득점을 추가할 수 없다. 케빈(전북, 14골)도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상황이다. 김동섭(성남, 14골)이 MVP 2회, 베스트 11 7회로 데얀보다 연맹 평가에서 앞서지만, 득점과 스플릿 하위 그룹에서의 기록이라는 점 때문에 뽑힐 가능성은 적다고 할 수 있다.

▲ 베스트 11 MF - 이명주·레오나르도 확실
중앙 : 확실한 건 이명주다. 이명주는 7골 4도움으로 기록은 물론 팀 성적, 그리고 연맹 평가(베스트 11 8회)에서 다른 후보자들보다 좋다. 그 뒤를 잇는 것은 박종우(부산)과 이석현(인천)이다. 박종우는 2골 6도움을 기록하고 있고, 연맹 평가에서도 MVP 1회, 베스트 11 6회에 선정됐다. 이석현은 기록(7골 3도움)에서는 박종우보다 좋지만, 팀 성적과 연맹 평가(베스트 11 4회)에서 조금 부족하다. 하대성(3골 2도움, 베스트 11 2회)과 고명진(서울, 3골 2도움, MVP 1회, 베스트 11 2회)은 기록에서 처지고, 제파로프(6골 2도움, MVP 1회, 베스트 11 3회)는 팀 성적이 좋지 않다.
왼쪽 : 고무열과 임상협(부산)의 경쟁이 치열하다. 팀 성적은 고무열이 좋지만 개인 기록은 우열을 가릴 수 없다. 8골 5도움을 기록한 고무열은 베스트 11에 5차례 이름을 올렸다. 임상협도 9골 4도움을 올려 고무열과 공격 포인트에서 같다. 또한 연맹 평가에서도 MVP 1회, 베스트 11 4회로 대등하다. 팀 성적의 차이가 있지만, 개인만을 평가한다면 차이가 없다. 결국 39라운드와 40라운드의 성적이 두 선수의 차이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후보 윤일록은 2골, 베스트 11 1회 선정으로 두 선수와 비교하는데 무리가 있다.
오른쪽 : 레오나르도(전북)가 압도적이다. 레오나르도(7골 13도움)는 득점과 도움에서 다른 두 명의 후보자를 압선다. 베스트 11 선정 횟수에서도 5회로 가장 많다. 게다가 팀 성적에서도 우위다. 고요한(서울, 5골 3도움, MVP 1회, 베스트 11 1회), 한교원(인천, 6골 2도움, MVP 1회, 베스트 11 3회)이 레오나르도를 앞지르기에는 남은 경기수가 너무 부족하다.
▲ 베스트 11 DF - 홍철·이용 유력
중앙 : 다른 포지션과 별개로 기록이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다만 팀 실점이 가장 영향을 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는 리그 최소 실점 1위(울산)와 2위(포항) 팀에 소속된 선수가 아무래도 유리하다. 울산의 핵심 수비수 김치곤(울산)은 베스트 11에도 5차례 이름을 올리는 등 꾸준했다. 김원일(포항, 베스트 11 6회)도 김치곤에 뒤처지지 않는다. 두 선수의 두터운 벽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도전장을 뽑아든 것은 윌킨슨(전북)이다. 윌킨슨은 시즌 초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후반기 들어 가장 인상적인 수비수였다. 중앙 수비수 후보 중 가장 많은 베스트 11 선정 횟수(7회)를 자랑한다. 최근 전북의 다실점이 윌킨슨의 부재시에 일어났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의 자리가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외에도 김광석(포항, 베스트 11 2회)이 포항의 적은 실점을 등에 업고 도전하고 있다. 정인환(전북, 베스트 11 1회)과 곽희주(수원, MVP 1회, 베스트 11 2회)는 부족하다.
왼쪽 : 단연코 홍철(수원)이다. 공격과 수비 모두 도움을 주어야 하는 측면 수비수로서 모든 책임을 다했다. 수원의 리그 최소 실점 3위에 도움이 된 것과 동시에 2골 10도움을 기록해 공격적인 측면에 기여를 많이 했다. 홍철은 공격 포인트와 연맹 평가(MVP 1회, 베스트 11 8회) 모두 김대호(포항, 3도움, 베스트 11 2회)와 아디(서울, 3골 2도움, 베스트 11 3회)를 크게 앞선다.
오른쪽 : 이용(울산)이 유력하다. 기록은 비슷하다. 이용이 1골 3도움을 기록했고, 신광훈(포항)이 4도움, 차두리(서울)는 3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베스트 11 선정에서 차이가 난다. 연맹에 따르면 이용은 베스트 11에 9차례 이름을 올렸고, 차두리는 4회, 신광훈은 2회 선정에 그쳤다. 이용의 소속팀 울산이 우승 경쟁, 그리고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베스트 11 오른쪽 측면 수비수는 이용의 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베스트 11 GK - 김승규가 최고
리그 최고의 수문장 3명이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김승규(울산)와 신화용(포항)은 리그 최소 실점 1위와 2위 팀의 골키퍼다. 최은성(전북)의 경우 팀 실점이 많은 편이지만 개인 기록이 우수하다. 무실점 경기를 비교하면 김승규가 14경기로 가장 많고, 신화용과 최은성이 12경기로 똑같다. 연맹 평가에서도 김승규가 앞선다. 김승규는 MVP 1회, 베스트 11 7회에 이름을 올렸다. 신화용(MVP 1회, 베스트 11 3회)과 최은성(베스트 11 3회)은 김승규와 큰 차이가 있다. 전 포지션에 걸켜 베스트 11 선정에서 가장 유력한 선수라고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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