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시청률 3%까지 추락했던 MBC 수목드라마 ‘메디컬탑팀’이 종영을 앞두고 사랑에 집중하는 의사들의 모습을 통해 잃어버린 흥미를 되찾았다. 권상우, 정려원, 주지훈, 오연서 등 주연배우들의 알콩달콩한 병원 속 사랑 놀음은 진부할지언정 재미는 있었다.
‘메디컬탑팀’은 지난 28일 방송된 16회에서 조금씩 최아진(오연서 분)에게 빠져드는 박태신(권상우 분)의 귀여운 혼란과, 더디지만 전진하는 사랑을 보여주고 있는 한승재(주지훈 분)와 서주영(정려원 분)의 배려가 담겼다.
아진과 태신이 귀엽기 그지 없는 풋풋한 사이라면, 승재와 주영은 눈에 띄는 감정선은 없어도 사랑과 신뢰를 쌓아가는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날 태신은 아진이 처음으로 수술에서 집도를 하자 음식을 만들어서 축하를 했다. 이 과정에서 태신과 아진은 서로 설레는 눈빛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후에 아진이 만든 보답 음식이 짜다고 투정을 부리면서도 그를 귀엽게 여기는 태신의 모습이 그려지며 연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아진이 태신을 짝사랑했다면, 태신 역시 아진을 여자로 보고 있다는 게 명확해지고 있는 것.

승재와 주영 역시 한단계 발전했다. 병원 운영과 알력 싸움으로 인해 조금씩 견해 차이를 보였던 두 사람은 주영이 승재의 마음을 조금씩 받아주면서 한걸음씩 진전하고 있다. 그동안 주영은 승재의 애정공세를 차단하며 번번히 승재에게 상처를 줬지만, 승재의 모친(김청 분)의 선물을 받고 승재 앞에서 예쁜 옷을 입고 있는 등 마음을 여는 듯한 모습이다. 물론 승재는 여전히 주영만 보면 미소가 절로 지어지며 애틋한 짝사랑을 이어가고 있지만, 조만간 결실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며 시청자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이렇게 얽히고설켰던 인물간의 관계가 명확해지면서 드라마는 달달한 장면을 포진하고 있다. 아진의 태신을 향한 짝사랑은 여전히 귀엽고, 이를 받아들이는 태신의 미묘한 혼란은 설렘 가득하다. 많은 걸림돌이 있지만 승재에게 한걸음씩 가까이 가는 주영의 변화된 행동을 찾는 것도 재미가 쏠쏠하다. 한때 주영을 두고 태신과 승재가 삼각관계를 이루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던 이 드라마는 4명의 주요 인물들의 감정선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서 로맨스 가득한 병동을 그리고 있는 중이다.
제 아무리 우리나라 의학 드라마가 병원에서 사랑 놀음을 하는 진부한 구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굴욕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던 ‘메디컬탑팀’에서 이 같은 로맨스는 그나마 흥미로운 요소가 되고 있다. 명분을 잃은 채 갈등을 위한 갈등만 벌이면서 답답함을 안겼던 중반부와 달리 갈등과 함께 로맨스의 비중을 높이면서 떠났던 시청자들을 붙잡는데 성공했다. 장르 드라마의 강점을 발휘하지는 못했어도 이 같은 로맨스 강화는 권상우, 정려원, 주지훈, 오연서라는 네 명의 배우가 가진 매력을 보는 묘미라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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