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홍창화 응원단장 "정근우·이용규, 행복한 고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11.29 06: 09

"부담이 많이 되지만 행복하다". 
한화 이글스 홍창화(33) 응원단장은 야구팬들 사이에서 유명인사다. 한화 성적이 좋지 않아도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그의 모습이 많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어느덧 한화를 상징하는 얼굴 중 하나가 된 그는 최근 많은 이들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한화가 FA 시장에서 정근우-이용규를 영입하는 등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홍창화 단장도 "벌써부터 내년이 기대된다"면서도 "고민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정근우와 이용규 두 선수의 새로운 응원가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홍 단장의 응원가에 거는 기대치가 워낙 높기에 부담이 크다. 창작의 고충이 만만치 않지만 홍 단장은 "행복한 고민"이라며 웃었다. 

▲ 정근우-이용규 응원가 고민 중
홍 단장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는 '새식구' 정근우와 이용규의 응원가. 홍 단장은 "부담이 많이 된다. 두 선수 모두 전 소속팀에서 응원가가 워낙 좋았다. 그렇다고 그걸 그대로 쓸 수도 없다"며 "어떤 응원가를 만들지 고민 중에 있다. 나도 여러 음악들을 들어보고 있고, 팬들도 SNS를 통해 아이디어를 보내주신다.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계속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홍 단장의 선택은 크게 세 가지로 갈린다. 그는 "특이한 것으로 할지, 재미있는 것으로 할지 아니면 정말 중독성 강한 것으로 할지 고민된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부담이 된다. 어떻게든 잘 만들어야 되지않겠나"고 말했다. 한화팬들의 반응이 뜨거운 김태균·최진행·김태완·정현석 그리고 은퇴한 신경현·정원석·전근표 응원가 모두 홍 단장의 손을 거친 대표곡들이다. 
정근우와 이용규의 응원가도 두 선수의 이미지를 최대한 살린 곡으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홍 단장은 "예를 들면 김태완 선수의 경우 터프한 이미지가 있다. 그래서 '거친 남자'라는 가사를 넣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근우와 이용규 특유의 빠르고 날쌔며 활기찬 이미지를 살린 중독성있는 응원가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 이제는 결혼할 수 있겠다는 축하
홍창화 단장은 "요즘 지인들과 팬들이 축하한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신다. 특히 이제는 결혼할 수 있겠다고 하더라"며 웃어보였다. 홍 단장은 과거 "한화가 우승하기 전까지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야기했는데 지난 몇 년간 한화 성적이 바닥을 기는 바람에 '홍 단장은 독신으로 남겠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래서 이제는 우승이 아닌 4강으로 목표치를 수정했다. 
홍 단장은 야구 시즌이 끝나면 겨울 스포츠도 맡는다. 올 겨울에는 남자농구 KT, 여자농구 KDB생명, 남자배구 한국전력, 여자배구 현대건설까지 4개팀을 맡으며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활동 중이다. 하지만 한화 응원단장의 이미지 그리고 성적 안 좋은 팀의 이미지가 강하다. 오죽하면 홍 단장을 두고 '극한직업'이라는 별명까지 있었을까. 
홍 단장은 "올해 농구 KT를 맡게 됐을 때 팬들이 걱정하더라. '홍창화가 와서 KT가 꼴찌 하는 것 이니냐'고 하더라"며 "한화로 인해 그런 이미지가 생긴 듯하다. 하지만 2006년 한화가 한국시리즈 준우승할 때도 내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시는 분이 없다"고 항변했다. 팬들의 우려(?)와 달리 지난 시즌 9위였던 KT는 올해 4위로 선전 중이다. 홍 단장은 그 기운이 내년 한화로도 이어지길 바란다. 
▲ 내년에는 숨어있는 팬들도 나오실 것
홍 단장은 "우리팀이 전력 보강에 성공하며 희망이 생겼다. 올해 LG처럼 내년에는 숨어있는 한화팬들이 많이 나오실 것 같다. 야구장에도 올해보다 훨씬 더 많이 찾아오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몇 년간 한화 성적이 좋지 않을 때에도 팬들이 꾸준하게 찾으며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팀 성적이 향상되면 숨어있는 팬들까지 나올 것이라는 기대다. 
홍 단장은 올 시즌 막판부터 공수교대 시간에 색소폰을 연주해 화제를 모았다. 홍 단장은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 응원단장(진 토시오)은 트럼펫을 연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도 새로운 모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시즌 전부터 색소폰 연주를 연습했다. 개인 과외도 받았는데 연습할 시간이 부족했다. 아직 실력이 모자란데 내년에는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색소폰으로 홍 단장의 연주할 수 있는 건 '나는 행복합니다', '사랑한다 최강한화' 두 곡이다. 한화가 이기고 있을 때마다 들을 수 있다. 홍 단장은 "색소폰을 부는 게 쉽지 않다. 체력적으로도 힘들다"며 "하지만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며 호흡하는 게 내 역할이다. 내년에는 팀 성적이 좋아질테니 팬들을 위해 더 많은 노래를 연주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가을에도 해야 한다"고 약속했다. 뼛속까지 한화밖에 모르는 홍 단장의 행복한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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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화 응원단장.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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