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이상 그 이상’ 이래서 조승우, 조승우 하나봐요
OSEN 오민희 기자
발행 2013.11.29 07: 33

배우 조승우가 데뷔 후 처음으로 출연한 단막극에서도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그는 능청과 시니컬을 넘나들며 '이상은 글만 쓰는 젊은이였을까?', '만약 그의 천재성이 다른 방향으로도 발현되었다면?'이라는 상상으로 시작된 단막극 ‘이상 그 이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조승우는 지난 28일 오후 방송된 MBC 단막극 '드라마 페스티벌 여덟 번째 이야기-이상 그 이상'(극본 김이영,연출 최정규)에서 열정과 절망을 동시에 품고 사는 이상의 두 얼굴을 능수능란하게 연기했다.
‘이상 그 이상’은 한국 문학계의 이단아 이상 작가의 이야기를 담은 만큼, 이야기의 전개는 주인공 이상을 중심적으로 그려졌다. 극 초반은 괴짜 같은 이상의 모습에 초점이 맞춰졌다. 자신의 시 ‘오감도’를 모욕하는 사람들을 조롱하고, 불륜을 저지르는 아내를 너그럽게 이해하면서도 냉소짓는 등 어딘지 위태로운 청춘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이상은 대한 제국의 황금을 찾아 나서면서부터 180도 달라졌다. 셜록 홈즈 못지않은 추리력으로 수수께끼를 차근차근 풀었고, 자신의 목숨까지 걸어가며 대한제국의 마지막 희망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이상은 이 같은 행보를 “황금은 만국민이 지어낸 허상일 뿐이다. 천사는 아무데도 없다. 파라다이스는 결국 빈 터지”라며 아무 것도 없음을 확인하고 싶은 변태적인 욕망 때문이라고 치부했다. 그러나 종내에는 이상이 누구보다 조선의 미래와 희망을 찾고 싶은 사내였음을 보여주며 그의 초상화 '우인상'의 의미를 다시금 전달했다.
조승우는 이처럼 아픈 절망과 빛나는 열망을 모두 가진 두 얼굴의 이상을 완벽하게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섬세한 표정연기부터 리드미컬한 대사처리까지. 조승우의 연기에는 손짓, 몸짓 그 어느 것 하나 버릴게 없었다.
“저 거리를 한 번 봐라. 세상은 참 명랑한 암흑시대가 아니냐. 그러니 나는 당분간 나의 이 분열을 즐기련다. 이 절망과 열망이 그래 결국은 모두가 내 것일테니 말이야”라는 조승우의 마지막 대사는 묘한 여운을 자아내며 왜 조숭우를 연기파 배우라 일컫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했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의 제작지원을 받아 제작된 MBC 단막극 시리즈인 '드라마 페스티벌'은 한국방송사상 최초로 촬영단계부터 특수영상, CG 등 후반작업까지 완벽한 UHD로 제작됐다.'드라마 페스티벌'의 9번째 이야기 '하늘재 살인사건'은 1950년대 6·25 전쟁 때 한 여인의 이야기를 다룬 시대극으로 12월 초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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