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혜림 인턴기자] 먹방의 계보를 이어나갈 드라마가 등장했다.
지난 28일 방송된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에서는 주인공 이수경(이수경 분)과 구대영(윤두준 분)이 식사 하는 모습이 많이 그려졌다. 이들은 홀로 사는 1인 가구의 이웃으로, 서로 아직은 어색하지만 음식 앞에서는 그 무엇도 신경 쓰지 않고 흡입 및 집중하는 공통된 면을 보여줬다.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삐걱댔다. 805호에 사는 여자 이수경은 오피스텔 복도에서 전화통화를 하며 "강남역에 다 왔다"고 거짓말하는 구대영의 모습을 탐탁치 않게 여기기 시작한 것. 806호에 사는 남자 구대영 역시 깐깐해 보이기만 하는 이웃 여자 이수경에 그리 호감을 가지진 않았다.

그런 두 사람이 음식을 대하는 태도는 완벽히 일치했다. 선을 보러 나간 이혼녀 이수경은 남자와 해물찜으로 유명한 한 식당을 찾았다.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남자에게 "알레르기가 죽을 정도로 심하냐"고 물을 정도로 실례를 범하면서까지 그는 해물찜을 탐냈다. 구대영이 먹은 짜장면의 중국집을 알아내기 위해 봉지를 뒤지는 모험을 감행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초코바를 찾았다. 그는 먹는 것이 곧 즐거움인 여자다.
구대영도 마찬가지. 구대영은 804호에 새로 이사온 윤진이(윤소희 분)의 이사를 도와주고 함께 짜장면을 먹었다. 그리고 이내 짜장면 예찬을 시작했다."짜장면, 탕수육이 거기서 거기죠, 뭐"라고 말하는 윤진이에게 구대영은 일장연설을 늘어놓았다. "이 탕수육의 바삭함은 흡사 파이 조각을 씹는 것과 같지. 중국 음식을 먹으면서 프랑스를 느낀다는 건 아무 탕수육에서 가능한 게 아니야"라며 탕수육을 예찬했고, "이 짜장면의 쫄깃한 수타면은 감자, 춘장, 양파와 함께 완벽한 4-4-2 시스템으로, 쉴 새 없이 혀를 공략하지. 이것은 흡사 짜장면계의 홍명보라고 할 수 있어"라고 말했다. 그는 집안일은 귀찮지만, 음식에 대한 관심은 그 누구보다 큰 남자다.
그 동안 방송가에는 '먹방'이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번졌다. 배우 하정우의 먹방, 가수 윤민수의 아들 후의 먹방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먹방'을 필두로 내세운 드라마는 아직 없었다. '식샤를 합시다'는 출연 배우들이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클로즈업으로 길게 담아냈고, 최대한 맛깔나게 식사하는 장면을 담아냈다.
소리도 최대한 크게 넣었다. 구대영이 짜장면을 '후루룩'하고 먹는다거나, 탕수육을 소스에 '푹' 찍는 소리, 이수경이 해물찜에 나온 게를 '오도독'하고 씹는 소리 등은 시청자들의 시각 뿐만 아니라 청각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렇듯 시청각적으로 미각을 자극한 신개념 먹방 드라마의 첫 회는 충분히 강렬하고 인상적이었다.
1인 가족의 힘겨운 식사기를 비롯해 주인공들이 펼쳐갈 스토리, 그리고 이에 더해 다양하게 보여줄 요리들이 자연스럽게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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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샤를 합시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