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감독 사관학교인가.
두산은 지난 27일 김진욱 감독을 경질하며 송일수 2군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재일교포 출신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송일수 감독이지만 현역 시절 삼성에서 선수생활을 보낸 바 있다. 1984~1986년 3년간 삼성에서 에이스 김일융의 전담 포수로 뛰었다. 굳이 따지면 '삼성 출신' 감독이다.
송일수 감독의 두산 사령탑 선임과 함께 프로야구 10개팀 감독 중에서 감독-코치-선수로 한 번도 삼성을 거치지 않은 사령탑은 넥센 염경엽 감독밖에 남지 않았다. 나머지 9명의 감독들은 모두 삼성을 한 번씩 거쳤다. 프로야구 최고 명문 삼성의 위엄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삼성에서 선수로 활약하며 감독이 된 케이스로는 현재 삼성을 이끌고 있는 류중일 감독을 비롯해 김시진 롯데 감독, 이만수 SK 감독, 조범현 KT 감독, 김기태 LG 감독, 송일수 두산 감독까지 무려 6명이나 된다. 특히 류중일·김시진·이만수 감독은 삼성의 프랜차이즈 플레이어였다.
김시진-이만수 감독은 현역 시절 환상 배터리를 이루며 1985년 통합우승을 견인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없었지만 특급 에이스와 4번타자 포수로 삼성을 상징하는 얼굴이었다. 류중일 감독도 1987년 입단 후 1999년 은퇴하기까지 13시즌을 삼성에서만 뛰며 대구구장에서 은퇴식을 가졌다.
조범현 감독도 OB에서 데뷔해 9년을 뛰었지만, 1991~1992년 선수생활 마지막 2년은 삼성에서 보냈다. 김기태 감독도 쌍방울에서 8년을 활약한 간판스타였으나 재정난에 허덕인 팀 사정상 삼성으로 옮겨 1999~2001년 3시즌을 활약했다. 송일수 감독도 삼성에서 3시즌을 마지막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삼성에서 코치를 거쳐 감독이 된 케이스도 류중일, 조범현 감독과 함께 김경문 NC 감독, 선동렬 KIA 감독까지 4명이나 된다. 류중일 감독은 작전·수비코치를 거쳐 2011년 감독으로 승격됐고, 조범현 감독은 2000~2002년 3년간 삼성 배터리코치를 거친 뒤 2003년 SK 감독으로 발탁됐다. 조 감독은 올해도 삼성 포수 인스트럭터로 활동하다 KT의 초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김경문 NC 감독은 현역 은퇴 후 해외 연수를 거쳐 1994년 삼성에서 배터리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1996년까지 3년을 삼성에 몸담았다. 선동렬 KIA 감독도 2004년 삼성 수석코치로 지도자 인생을 첫 발을 내딛은 뒤 2005년 감독으로 승격됐다.
여기에 김응룡 한화 감독도 1983~2000년 18년간 해태를 이끈 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4년간 삼성을 지휘했다. 해태 출신이지만 삼성에서도 감독을 거쳤다. 현역 감독 10명 중 무려 9명이나 삼성 출신이라는 점에서 명문 구단의 위엄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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