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악회 풍류Ⅳ 가곡,'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조선시대 최고의 '문인악' 가곡
OSEN 김영민 기자
발행 2013.11.29 14: 37

우리나라 고유의 정형시인 시조에 우리의 소리를 붙여 만들어진 조선시대 최고의 ‘문인악’ 가곡이 아름다운 고택 초은당에서 음반에 담는 녹음작업이 진행됐다.
스튜디오 공간이 아니라 자연 속의 한옥 고택에서 진행된 녹음은 자연의 청명함과 음악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져 올해 말 '정가악회 풍류Ⅳ 가곡'이라는 음반으로 발매될 예정이다.
가곡은 조선의 문인악(文人樂)이다. 문인악이란 조선의 문인들이 문화와 철학을 나누며 인격도야를 닦았던 문인들의 음악으로, 가느다란 선율에 끊길 듯 말 듯한 긴 호흡으로 이루어지는, 비움과 채움의 미학을 가졌다. 그 중 가곡은 가야금∙거문고∙대금∙단소∙피리∙해금∙장구 등의 악기가 반주로 수반되어 그 아름다움을 더한다.

특히나 이번 연주에는 시각장애를 가진 소리꾼 이현아씨가 참여해서 더욱 눈길을 끈다. 가객 이현아씨는 지난 해 정가악회가 개최한 이라는 오디션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선발되어 이번 음반작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녀는 초은당에서의 녹음이 “공연과는 또 다른 긴장을 주었지만 한옥이라는 공간에서 소리의 울림이 풍성했다”며 “이런 활동을 통해 전통가곡을 널리 알리고,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전했다.
가객 이현아씨와 정가악회가 함께한 이번 연주는 여창가곡 8곡으로, 계면 이수대엽에서 시작하여 계면 두거, 평롱, 우락, 환계락, 계락, 편수대엽 그리고 태평가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된다. 계면 이수대엽은 매우 느린데, 이것을 시작으로 차츰 빨라지고 가락이 촘촘해지면서 편수대엽까지 진행되다가, 마지막 곡인 태평가에서는 다시 느린 템포로 돌아가 긴 여정을 마치게 된다. 여창가곡은 남창가곡과 달리 가성을 가미해 진성과 가성을 절묘하게 넘나드며 여성만의 섬세하고 맑은 음색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연주를 함께한 정가악회는 2000년에 창단한 전문 국악단체로, 가곡과 줄풍류, 판소리 등의 장르를 음악적 자산으로 하며, 국악의 서양화(westernization)가 아닌 모범적인 현대화(modernization)의 방향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청송 송소고택에서는 줄풍류를, 경주 양동마을 관가정에서는 가곡을 연주하고, 음반으로 발매한 바 있다.
이번 연주는 현존하는 음원기록 매체 중 최상의 포맷으로 평가받고 있는 SACD(Super Audio Compact Disk)로 제작될 예정이다. 제작을 맡은 국악전문 음반사 악당이반은 전통음악을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스튜디오로써 ‘한옥’이라는 공간에 가치를 두고, 최고의 음악 기록 방식인 DSD(Direct Stream Digital) 데이터로 그 원음을 SACD에 담아내고 있다.
특히 경주 양동마을 관가정에서 정가악회가 연주하고 악당이반이 녹음한 정가악회의 음반은 한국 음반역사상 최초로 미국 그래미 어워즈(2011. 제54회) 두 부문에(Best World Music Album & Best Surround Sound Album) 후보로 올랐었다./ ajyoung@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