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규가 주성이를 넘어?” 전창진의 애틋한 제자사랑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11.29 19: 24

“김종규가 김주성을 넘어? 아니 김주성이 누군데?”
전창진(50) 부산 KT 감독이 발끈했다. 옛 제자 김주성(34, 동부)을 아끼는 마음에서다. KT는 29일 홈구장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상대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전 감독은 대뜸 전날 창원에서 있었던 ‘김주성 대 김종규’ 이야기를 꺼냈다. 이날 김종규는 덩크슛 세 방을 터트리며 15점, 7리바운드로 활약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김주성은 10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로 선전했다.
전창진 감독은 “오늘 아침 신문을 봤는데 깜짝 놀랐다. ‘김종규가 김주성을 넘었다’는 제목이었다. 아니 김주성이 누구냐? 30%도 안 되는 몸을 이끌고 뛴 노장선수한테 그러면 안 되지”라면서 기자들에게 섭섭함을 내비쳤다.

이어 전 감독은 “송영진이 막으면 김종규 아무것도 못하던데? 김종규와 김주성 중에 누굴 갖겠냐고 하면 다른 감독들도 모두 김주성을 택할 것이다. 제대로 붙어서 졌으면 말을 안 해. 김주성이 기사를 봤으면 얼마나 속상했겠어”라고 김주성을 변호했다.
경기 후 김종규도 "주성이 형에게 아직 배울 것이 너무나도 많다. 따라가려면 멀었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김진 감독 역시 "주성이의 다양한 장점을 종규가 배운다면 한국농구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평한바 있다.  
현재 프로농구판에서 전창진 감독만큼 김주성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 김주성이 2002년 프로에 데뷔할 때부터 사제지간의 인연을 맺은 전 감독은 본인이 2010년 KT로 이적할 때까지 김주성과 2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을 합작했다. 김주성은 전 감독의 감독경력에서 핵심선수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전 감독도 슈퍼루키 김종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잘 알고 있다. 새로운 스타가 나타나야 농구인기가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굳이 그 과정에서 ‘레전드’를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전창진 감독은 “요즘 김종규, 김민구 없는 팀은 팀도 아니다. 덩크슛 빵빵 터트리는 선수만 보지 말고 묵묵히 수비하는 우리 장재석 같은 선수들도 봐 달라”며 애정 어린 호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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