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연수' 김상식, "후배들로부터 존경받는 지도자 되고파"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11.30 06: 59

"내가 가르치는 선수들과 후배들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
김상식(37, 전북 현대)이 15년의 프로 생활을 다음달 1일 마감한다. 김상식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리는 K리그 클래식 40라운드 FC 서울과 홈경기를 마지막으로 운동화 끈을 푼다. 김상식은 최근 최강희 전북 감독을 만나 은퇴 의사를 밝혔다. 최강희 감독은 선수 생활을 더 할 것을 권했지만, 김상식의 뜻을 꺾지 못했다.
"감독님께 은퇴 의사를 그 전에 밝히려고 했는데, 최근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아 분위기가 나빠 미루고 있었다. 기회가 되면 말하려고 하다가 인천전을 이겨서 은퇴 의사를 밝혔다"며 김상식은 자신의 은퇴 결정이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김상식의 나이가 만 37세이지만 주위의 반응은 대부분 만류였다. 최강희 감독도 1주일 간격으로 뛴다면 충분하다고 말렸고, 최은성은 물론 이동국도 김상식의 은퇴에 놀라는 반응이었다. 김상식은 "동료들 반응은 '왜 갑자기 그러냐. 더 뛸 수 있다'는 반응이다"며 "은성이형도 그렇고 동국이도 모두 말렸다"고 전했다.
동료들과 대화 후에도 김상식의 뜻은 변함이 없었다. 그는 "축구를 시작한 것도 나고, 그만두는 것도 나라고 생각했다. 감독님과 시즌 중반 이야기 했을 때 '내가 체력이 되면 그만 두라고 해도 뛸 거고, 안되면 뛰라고 해도 그만 둘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후반기에도 계속 뛰었지만, 체력 부담을 느끼면서 내가 생각한 은퇴 시점이 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등 떠밀려서 은퇴를 하면 안좋은 모습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위의 아쉬움은 여전하다. 특히 지난달 포항 스틸러스와 FA컵 결승전을 봤던 이들은 더욱 그랬다. 당시 김상식은 선발로 출전해 90분 풀타임은 물론 연장전 30분도 모두 소화했다. 체력적인 면에서 부족하지 않았고 오히려 뛰어난 경기력으로 포항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김상식은 당시 좋은 모습에 대해 경기력이 아닌 정신력이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은퇴하기 전에 구단과 동료, 은성이형께 우승컵을 하나라도 선물하고 싶어서 그렇게 뛴 것"이라고 밝힌 김상식은 " 그 경기만 놓고 봤을 때는 잘한 것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다고 생각한다. 37세의 나이로는 뛸 수 없었던 경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제 김상식에게 남은 경기는 단 한 경기다. 다음주부터는 본격적인 지도자 행보에 들어간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실시하는 지도자 B급 강습회 교육을 3주 동안 받아야 한다. 이후에는 프랑스 리그1의 명문 올림피크 리옹으로 연수를 떠날 계획이다.
김상식은 "영어는 물론 프랑스어도 하지 못한다. 두려움도 있긴 하지만, 한 번 쯤은 야인 같은 생활을 해보고 싶었다. 요즘에는 오지 체험도 하지 않느냐"며 "가면 많은 생각이 들 것이다.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선진 축구를 배워야 한다는 생각도 있고,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많이 느껴보고 싶다. 잘 정리해서 오고 싶다"고 지도자로서 첫 발걸음을 내딛는 소감을 밝혔다.
은퇴를 결심하지 얼마되지 않은 만큼 지도자로서의 목표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지향하는 바와 첫 목표는 뚜렷하다. 선수들과 함께 하는 지도자, 그리고 자신을 지금까지 있게 해준 최강희 감독과 함께 하는 것이다.
김상식은 "목표가 무엇이라고 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생각해둔 것은 있다. 지도자가 된다면 내가 가르치는 선수들과 후배들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거면 앞으로 있을 모든 일이 좋게 풀릴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지도자 연수를 마치고 돌아오면 최강희 감독님 밑에서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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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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