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임승미 인턴기자] 꽃누나들에게 이승기는 짐꾼이 아닌 '짐'이었다.
지난 29일 오후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누나'(이하 '꽃누나')가 첫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네 명의 '꽃누나' 윤여정, 김자옥, 김희애, 이미연과 '짐꾼' 이승기의 크로아티아 여행이 시작된 가운데, 이승기의 본격 조련 프로젝트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짐'이 된 그의 활약(?)이 주목받았다.
'꽃보다 할배'의 짐꾼 이서진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승기는 네 명의 누나들을 모시는데 고군분투했다. 시작부터 불안한 모습. 이승기는 공항에 가장 늦게 도착, 허당의 면모를 보이며 누나들을 걱정시켰다.

이승기의 ‘짐’기질은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면서 나타났다. 경유지인 터키에 도착했을 때 꽃누나들은 모두 내려 미리 공항 이동버스에 탑승했다. 그러나 이승기는 잠을 자다가 늦게 일어나 마지막으로 이동버스에 몸을 실으며 짐꾼이 아닌 짐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공항에 도착한 후 이승기는 꽃누나들을 커피숍에 안내 한 뒤 호텔로 가기 위한 교통편을 알아보러 다녔다. 그는 "익스큐즈미"를 연발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승기는 50분이 넘도록 꽃누나들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허둥지둥하면서 열심히 노력했지만 성과로 이어지지 않아 본인도 애가 탄 상황.
누나들은 이승기의 이러한 행동에 점점 불만을 가지기 시작했다. 특히 '성격이 급한' 이미연은 "착하기는 한데 너무 느리다"며 "뭐 하나 하면 20분이 걸린다"고 이승기가 짐이라는 근거(?)를 제시했다. 이에 속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윤여정은 "이서진을 쫓아올 걸 그랬다. 걔는 잘 하는 것 같던데"라고 말하며 이서진과 이승기를 비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그에게 구원천사가 된 이는 김희애였다. 결국 이승기는 김희애의 도움으로 리무진을 이용해 호텔까지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교통 편을 해결했지만 이승기는 오히려 생각이 많아진 모습이었다. 터키 공항에서 '멘붕'을 겪은 이승기는 인터뷰를 통해 "너무 내가 초라해 보였다. 마이크 때고 가서 울고 싶었다"며 "내가 여행을 하면서 느낀 건 내가 너무 바보 같다는 거다"라고 부족한 자신을 자책했다.
이승기는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데뷔해 그동안 누군가를 통솔해 본적 없이 짜여진 스케줄대로 행동했던 상황이 많았을 터였다. 그래서 본인이 생각한 대로 행동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라고 생각했던 것. 하지만 꽃누나들과의 원활한 여행을 위해 이승기는 짐꾼으로서 누나들을 모시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표현해야 할 것이다. 열흘간의 여행을 통해 누나들의 ‘짐’에서 ‘짐꾼’으로 성장하는 이승기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inthelsm@osen.co.kr
'꽃보다 누나'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