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의 기회? 방출생 신화 이어질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1.30 07: 38

어찌 보면 추운 겨울이다. 하지만 어찌 보면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방출의 아픔을 곱씹은 선수들이 재기에 성공하며 또 한 편의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겨울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9일 2014년 보류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내년도 각 구단별 재계약 대상자 513명의 명단이 확정됐다. 시즌 종료 후 군 제대 선수 및 신고선수 등 2013년 KBO에 등록됐던 선수 총 602명에서 임의탈퇴·자유계약선수 등의 사정이 있는 선수들을 제외한 나머지 61명의 선수들이 풀렸다.
물론 이 61명의 선수들이 모두 ‘방출’ 신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리를 만들기 위해 전략적으로 제외된 선수도 있고 신고선수 전환을 통해 팀에 남는 선수들도 있다. 은퇴를 선언한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몇몇 선수들은 구단이 순수하게 재계약 의사를 통보하지 않았거나 선수 스스로 전략적인 측면에서 방출을 선택했다. 몇몇 선수들은 각 구단 사정에 따라 쏠쏠한 전력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향후 거취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투수 쪽에서는 김선우(36, 두산)의 거취가 큰 화제를 불러일으킬 태세다. 김선우는 올해 17경기 출전에 그치며 5승6패 평균자책점 5.52를 기록했다. 2011년 16승을 비롯,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한국무대에 적응했다는 평가를 받은 김선우는 최근 2년간 성적이 좋지 않았던 편이었다. 하지만 기량이 검증된 베테랑 투수라는 점에서 여전히 1~2년 정도는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2013년 연봉이 5억 원이었다는 점에서 부담을 느낄 법하지만 김선우는 돈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기회를 찾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올해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부진했지만 자기 몸을 관리할 수 있는 노하우가 풍부한 선수인 만큼 재기의 여지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선발진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몇몇 팀이 김선우를 영입 대상에 올려두고 있어 조만간 새 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야수 쪽에서는 신명철(35, 삼성)을 놓고 몇몇 팀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 부동의 2루수로 활약했던 신명철은 지난해부터 자리를 잃더니 올해는 37경기 출전에 그쳤다. 삼성에서는 더 이상 자리를 찾을 수 없었던 신명철이지만 노련함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 야수라는 점에서 여전한 가치가 있다. 1군에서 뛰기 위해 방출을 요청한 신명철은 “몸 상태는 문제가 없다”라며 현역 연장의 꿈을 불태우고 있다.
그 외 롯데에서 풀린 이인구(33)와 정보명(33)도 타 팀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대상들이다. 1군 경험이 적지 않고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활용할 수 있다. 연봉 부담이 크지 않은 것도 오히려 매력이 될 수 있다. 한화의 베테랑 외야수 강동우(39) 또한 현역 연장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선수들의 ‘재활용’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카리대(삼성), 핸킨스(두산), 소사, 빌로우(이상 KIA), 바티스타, 이브랜드(이상 한화)가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들은 타 구단과 자유롭게 접촉할 수 있다. 카리대와 빌로우의 경우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평가지만 나머지 투수들은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소사는 한국에서 2년 동안 18승을 거뒀고 핸킨스는 포스트시즌에서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브랜드는 가진 기량에 비해 성적이 저조했다는 평가가 많아 타 구단에서도 보험으로 생각할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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