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종영한 SBS 일일드라마 '못난이 주의보'의 두 주인공 임주환, 강소라가 청정한 연기력으로 앞날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못난이 주의보'의 두 주인공 공준수와 나도희로 각각 분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임주환은 '못난이 주의보'가 군 제대 후 첫 브라운관 복귀작인 만큼 연기생활에 공백이 있었으나, 극을 이끌어 가며 시청자들에게 '연기자'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줬다. 착하지만 옳고 그름의 확실한 기준이 있는 바른 청년의 표본으로, 동시에 가족 간에 갈등을 사랑으로 보듬으려고 하는 훈훈함으로 극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강소라는 영화 '써니'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대표작을 꼽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 '못난이 주의보'라는 드라마의 주인공이었다는 자랑거리가 생겼다. 그는 도희에 '빙의'돼 연애에 'ㅇ'도 모르는 숙맥이지만 준수 앞에서는 가장 러블리한 여자로 변신하며 보는 이들을 미소짓게 만들었다.

준수는 사기꾼의 아들에 살인범으로 10년을 복역하고 가석방으로 출소한 인물. 객관적 스펙만 놓고 보자면 회생 불가능해 보이는 열악한 환경이었다. 사랑 앞에서도 자기 뜻대로 움직일 수 없었고 도희에 대한 마음을 숨기며 열병을 앓았다.
'솔직함'을 무기로 내세워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쏟아내는 신세대와는 달리 준수는 혼자 아픔을 삭히며 감내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랑은 물론, 가족들과의 관계에서도 그랬다. 준수는 동생들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기뻐했다.
임주환이 그린 준수는 착했지만 가슴 속에 옹골진 신념이 있었다. 유독 가슴 아플 일이 많았던 그는 절제된 감정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과장하지 않고, 적정선을 유지함으로써 오히려 보는 사람들이 흥분하게 만들었다. 시청자들은 임주환이 만든 준수에 빠져들었고, '착한 남자'에 대한 로망을 품게했다.
도희는 준수와 완전히 달랐다. 의류회사의 기획실장이자 BY어패럴 나상진(이순재 분)의 손녀딸이다. 지독한 워커홀릭으로 자기 힘으로 이룬 것만이 내 것이라고 믿는 건강한 마인드의 소유자다. 모든 일에 적극적이지만 사랑 앞에서는 작아지는 초보였던 셈. 사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우물쭈물하는 모습에서는 귀여움마저 느껴졌다.
강소라는 극 초반부터 종영까지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되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다소 어색했던 발음이라든가 제스처들이 중반을 넘어서부터는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후반에는 다른 도희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역동적인 에너지로 브라운관을 채웠다.
이날 '못난이 주의보'는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BY를 차지하기 위해 온갖 계략을 꾸미던 이한서(김영훈 분)가 체포되면서 어긋났던 일들은 제자리를 찾아갔다.
시간이 흘러 공준수(임주환 분)-나도희(강소라 분)는 자신들을 닮은 아이를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렸고, 공현석(최태준 분)과 신주영(신소율 분)도 결혼식을 올렸다. 앞서 현석은 "단칸방이라도 좋으니 빨리 결혼하자"는 주영을 품에 안고 "안 된다. 내 색시가 그렇게 시작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 결혼은 내가 더 원한다"며 시간을 달라고 부탁했던 상황. 막내 공나리(설현 분)는 시상식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인기 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못난이 주의보'에 이어 오는 12월 2일부터는 '잘 키운 딸 하나'가 전파를 탄다. 이 드라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가족 기업 '황소간장'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우리 전통과 가족 기업의 정신을 다룰 예정으로, 박한별, 이태곤, 정은우, 윤세인, 김지영, 박인환, 윤유선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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