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하면 한번씩'..오디션 참가자 과거 논란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3.11.30 09: 47

"이 이야기가 맞아도 문제지만 아니어도 문제예요."
최근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 - K팝스타 시즌3'(이하 K팝스타3)에 출연한 한 참가자가 과거 불성실한 학창생활을 했다고 알려져 네티즌의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4일 'K팝스타3'가 첫 방송된 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는 해당 참가자로부터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당했다고 호소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어 문제가 됐다.
이후 제작진이 "사실 확인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사실 여부는 쉽게 드러나고 있지 않다. 정황을 먼저 파악하겠다는 의도지만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 반박하는 사람이 없으니 논쟁은 처음 문제를 제기한 네티즌의 글에 머물러 있다. 문제가 된 해당 참가자는 온라인 상에서 '암묵적으로' 오디션 참가 자격을 박탈당한 분위기다.

비연예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에서는 잊을만 하면 한번씩 참가자들의 과거 논란이 일었다. SBS 예능 프로그램 '짝'은 한 남성이 성인물에 출연했던 경력을 숨겼다가 뭇매를 맞았고, 한 여성 출연자는 온라인 의류사이트 홍보 등을 위해 출연했다는 의심을 샀다.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대국민토크쇼 안녕하세요'에는 다른 프로그램에 여러 차례 등장했던 참가자가 거짓 사연을 들고 나왔다 문제가 됐다. 지난 15일 종영한 엠넷 '슈퍼스타K5'에서는 사기 혐의로 수배된 한 참가자가 말더듬이로 출연했다 호된 비난을 샀다.
  
현재 비연예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각 채널별로 1~2개씩이 있다. 인기가 있든 없든 참가자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고, 대부분 안정적인 시청률을 보장한다. 많게는 수십만 명이 몰리는 오디션 프로그램인 만큼 개인사를 검증할 시스템을 갖추기 어려운 실정이다.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받아 신원조회를 할 수도 없고, 참가자의 '재능'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에서 인성, 심리 테스트를 진행하자니 너무 간 느낌이다. 당연히 제작진은 참가자의 양심에 모든 것을 맡길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과거 때문에 새 출발을 못한다는 것은 문제가 아니냐"고 반문한다. 한 가요관계자는 "사람 일이라는 게 다 사정이 있기 마련이다. 과거 안 좋은 일을 했다 하더라도 진심으로 반성을 하고 새 인생을 살길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곱게 봐줘야 하지 않나 싶다. 연예인이 무슨 특권계급도 아니고, 너무 매몰차다"고 밝혔다.
한 방송 관계자는 "주로 온라인 등을 통해 과거가 폭로되는데 사실 이런 과정이 매우 위험하다.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일파만파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만약에 사실이라면 제작진에 화살이 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매우 민감하다. 반대로 사실이 아닐 경우, 주인공으로 지목된 참가자가 겪을 정신적 피해는 말로 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생방송에 들어가기 전 예심, 본선 등의 과정은 방송 몇 주, 길게는 6개월 전에 촬영된 경우가 많다. 이제와서 연락해 정황을 따져묻기도 어려운 시간 차다. 본인이 와서 '내가 이런 문제가 있으니 참고하라'고 귀띔을 해줄리는 더욱 만무하다. 결국 믿고 출연시키는 수 밖에 없다.
한 오디션 프로그램 관계자는 "잘못은 분명히 지탄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는 양쪽의 입장이 확인 된 후, 사실 여부가 판가름이 난 후가 되어야 한다. 성급한 여론몰이는 지양해야하지 않나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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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3'-SBS, '슈퍼스타K5'-엠넷, '안녕하세요'-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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