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라는 친구가 우리를 매번 외면했다."
대구는 30일 오후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40라운드 시즌 마지막 경기서 경남과 0-0으로 비겼다.
대구가 강등의 철퇴를 피하기 위해서는 이날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결정력 부족에 발목이 잡히며 무승부에 그쳤다. 이로써 다음 시즌 2부리그로 자동 강등되는 13, 14위 팀이 모두 결정나게 됐다. 앞서 대전이 경남과 비기며 강등이 확정됐고, 대구가 두 번째 희생양이 됐다.

대구가 승강 플레이오프 자격이 주어지는 12위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경남을 무조건 잡아야 했다. 그리고 강원이 제주에 무승부 또는 패배를 당해야 뒤집기 시나리오가 가능했다.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지 못했다. 대구는 이날 주도권을 잡고도 경남전을 승리를 장식하지 못했다. 게다가 경쟁팀 강원은 제주를 3-0으로 완파했다.
백종철 대구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감독으로서 이 말씀은 안 드려야 하는데 우리 대구를 사랑하고 격려해주시고 먼길까지 응원 오신 서포터즈와 대구 시민 등 모든 분들께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아쉬운 소감을 밝혔다.
백 감독은 "지난 5월부터 이곳에 왔는데 대구시와 구단에서 모든 부분을 지원해줬다. 구체적으로 선수들 사기 진작 차원에서의 지원 등이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며 "뭔가 보답을 해야 하는데 그 점이 제일 아쉽다. 과정을 정말 착실히 쌓은 것은 사실이다. 지금도 아주 훌륭한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는 주장에 대해 조금도 망설임이 없다. 선수들은 훌륭한 모습이었다. 감독으로서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백 감독은 지난 6개월을 돌아보며 허심탄회한 소회도 밝혔다. "내용에 비해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점이 발목을 잡았다. 결정력과 마지막 꼭짓점 부분이 끝까지 발목을 잡았다"며 "결국은 경기력이 있으면 결과도 따라온다는 것이다. 예전에도 그렇게 생각했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 시민 구단은 먼저 경기력을 갖추지 않으면 문제점이 나온다. 경기력과 결과는 항상 같이 있어야 된다. 하지만 6개월 동안 잔인할 정도로 같이 가지 못했다. 승리라는 친구가 우리를 매번 외면했다. 승리와 조금 더 가까워 졌어야 됐는데 그러지 못한 횟수들이 너무 많았고, 큰 결과를 초래했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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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