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벤슨(29, 모비스)의 돌발행동에 유재학 감독이 펄쩍 뛰었다.
울산 모비스는 30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3라운드에서 연장 접전 끝에 서울 삼성을 83-76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13승 6패가 된 모비스는 창원 LG와 함께 공동 2위로 복귀했다.
살얼음판을 걷던 연장전, 마이클 더니건이 덩크슛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공이 림을 맞고 튀었다. 이 때 곁에 있던 로드 벤슨의 파울이 선언됐다. 5번째 반칙을 범한 벤슨은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헤드밴드를 관중석에 확 집어던졌다. 유재학 감독이 참으라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소용 없었다.

폭주기관차가 된 벤슨은 현수막에 주먹을 날리며 화풀이를 했고 그대로 라커룸에 들어갔다. 결국 심판은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했다. 모비스는 이대성과 함지훈의 활약으로 연장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벤슨의 행동으로 승부가 넘어갈 수도 있었다.
경기 후 유재학 감독은 “벤슨에게 다시 그렇게 하면 쫓아낼 것이라 엄포를 놨다”고 했다. 벤슨은 취재진의 요청에 마지 못해 인터뷰에 임했다. 팀이 이겼지만 아직 분이 풀리지 않은 표정이었다.
벤슨은 “재밌었다. 다들 열심히 즐기면서 했다. 삼성을 다음에 또 만나길 기대한다. 상대하기 재밌는 팀이다. 잠실에서 경기할 때 분위기가 좋았다”며 다소 흥분이 가라앉은 모습이었다. 퇴장당할 때 왜 흥분했냐고 물었더니 “그냥 농구를 더 잘하고 싶었다. 파울에 대해선 할 말은 없다. 그냥 심판이 불었다”며 직접적인 답변은 피했다.
지난 2012년 챔피언결정전에서 동부소속이었던 벤슨은 심판판정에 불만을 품고 상의를 집어던진 후 퇴장당했던 전력이 있다. 큰 경기에서 이런 돌출행동이 다시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유재학 감독은 “아무래도 나라마다 파울콜이 달라서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벤슨처럼 한국에 오래 있다 보면 성향을 안다. 심판에 대한 불만이 있어도 어쩔 수 없으니 수용해야 한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날 관중석에는 미국에서 온 벤슨의 친구도 있었다. 벤슨은 “그녀는 농구를 잘 몰라서 개의치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내가 퇴장당하면 즐거워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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