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회에 납치, 며느리 오디션, 아내의 남편 습격 등의 내용이 모두 담겼다. KBS 2TV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은 기상천외한 사건들로 '문영남 표 드라마' 다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 30일 오후 방송된 '왕가네 식구들'에서는 아버지 대세(이병준 분)에게 광박(이윤지 분)과의 결혼을 허락받으려는 상남(한주완 분), 바람난 남편 세달(오만석 분)을 찾아가 그에게 주먹질을 하는 호박(이태란 분), 영문 모를 괴한들에게 납치되는 호박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상남은 광박의 아버지 왕봉(장용 분)으로부터 결혼 허락을 얻어냈다. 광박이 그와의 이별 이후 괴로워하다 영양실조로 병원에 실려가고 만 것이 결정적 계기였다. 왕봉은 상남에게 그동안 학력문제로 그를 무시했던 것을 사과하며 결혼을 허락했다.

그러나 상남은 또 하나의 고비에 부딪혔다. 그의 아버지 대세가 과거 광박과의 악연을 이유로 결혼에 극구 반대하고 나선 것. 더군다나 상남은 병원으로 간 광박을 만나기 위해 대세가 마련한 상견례 자리도 박차고 나온 상황이었다.
상남은 아버지를 설득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그러자 극단의 조치를 취했다. 집을 나가 아버지의 회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상남의 부재로 사업은 여기저기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계약이 끊기고 직원들은 회사를 나갔다. 모두 상남이 손 쓴 덕분이었다. 그러자 대세는 한 가지 해결책을 제시했다. 바로 '며느리 오디션'이었다.
또한 이날 방송에서 호박은 열심히 호신술을 연마했다. 그리고 세달이 살고 있는 미란(김윤경 분)의 집을 찾아갔다. 때마침 세달은 미란의 요구로 오밤중 아이스크림 심부름에 나선 차였다. 호박은 검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세달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동안 열심히 훈련해온 호신술을 실행에 옮겼다.
세달은 호박에게 살려달라고 외쳤다. 그럼에도 호박은 진지하게, 그리고 강력하게 그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싸움 도중 호박은 정체를 들키고 말았지만 멈추지 않았다. 마지막 마무리는 세달이 사온 아이스크림을 그의 얼굴에 쏟아붓는 것이었다.
호박의 기구한 사연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그는 이날 방송 말미 세달과 이혼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던 도중 괴한들에게 납치를 당했다. 그는 눈이 가려진 채 아무도 없는 빈 창고에서 홀로 감금됐다.
현실 세계에서는 이 중 하나도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일들이 '왕가네 식구들'에서 벌어졌다. 이른바 막장 드라마의 대모 중 하나로 꼽히는 문영남 작가의 작품이기에 상상하지 못했던 일은 아니었다.
이 특이한 사건들이 시청자의 흥미를 돋우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왕 펼쳐진 전개인만큼, 앞으로 이어질 사건들이 개연성을 가지고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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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네 식구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