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사전에 대충이란 없다. 웃자고 시작한 밀라노 프로젝트에 '무한도전' 멤버들이 죽자고 달려들고 있다. 늘 장난기 넘치는 모습으로 안방에 웃음 폭탄을 던지지만, 알고보면 악으로 깡으로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는 예능인 '무한도전'의 진가가 담겨 있었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는 2014년 1월에 열리는 밀라노 패션위크에 참여하기 위해 오디션 용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담겼다. 이날 노홍철과 정준하는 깜짝 놀랄만큼 달라진 외모로 등장해 눈기을 끌었다. 노홍철은 한달 간 무려 15kg을 감량했으며, 정준하도 체중을 18kg 줄이며 모델에 대한 열망을 표현했다.
정준하는 급격한 다이어트로 늙어보이는 부작용에 시달렸다. 유재석, 박명수는 '무한도전' 오프닝에서 "요즘 준하 형 별명이 새로 생겼다. 살이 빠져서 얼굴이 흘러내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자리한 정준하는 확연히 달라진 비주얼을 자랑했다. 멤버들은 달라진 정준하의 얼굴을 보고 놀렸지만 18kg은 만만한 숫자가 아니었다. 유재석은 "정준하가 사는 동네 양배추를 다 먹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귀띔했다. 하하는 "사람이 정말 작아졌다"고 놀라워했다.

밀라노 프로젝트를 처음 언급한 노홍철의 각오도 남달랐다. 그는 전문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으며 몸을 만들었다. 런웨이에 서는 모델들의 실루엣을 따라잡기 위해 잔근육을 만들어 라인을 정돈했다. 정준하가 양배추였다면 노홍철은 고구마와 밤으로 끼니를 대신했다.
노홍철은 운동 중인 모습을 살짝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악 소리가 날 정도의 고강도 운동을 소화하며 밀라노 프로젝트를 대비했다. 덕분에 노홍철은 선명한 식스팩을 갖게 됐고, 군살 하나 없는 완벽한 몸매를 자랑했다.
의지를 불태웠으나 '무한도전' 멤버들은 오디션을 볼 기회도 얻지 못했다. 이메일을 통해 전달받은 심사 결과에는 '언포처너틀리(Unfortunately, 불행하게도)'라는 단어가 어김없이 들어가 있었다. 영어로 회신된 메일을 읽으며 멤버들은 '불행하게도'라는 단어를 찾는데 열중했다. 대부분 "우리와 맞지 않는다"는 완곡하게 거절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온라인을 통한 오디션 신청에서는 좌절했으나 현지로 넘어가 현장 오디션에 응시할 수 있다는 실낱 같은 희망이 '무한도전'에 비쳤다. 정준하는 "체중 조절을 더 할 것"이라며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고, 노홍철도 긍정적인 시각으로 이를 바라봤다.
이번 밀라노 프로젝트는 지난 9일 방송을 통해 시작됐다. 당시 관상 특집을 진행 중이던 노홍철이 “나는 패션모델 몸이다”, “밀라노 패션쇼 쪽에서 나를 초청하려는 제안을 했다”고 주장한 것. 이 발언을 계기로 전 멤버가 동원된 가운데 실제 밀라노 런웨이에 서보자는 취지의 밀라노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무한도전'의 대형 프로젝트는 늘 예기치 못했던 곳에서 터져나오곤 했다. 멤버의 말 한 마디 때문에 알래스카로 떠났고, 생고생하며 하와이로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과거 서울패션위크 무대에 선 바 있고, 레슬링에 도전해 전국적으로 레슬링 열풍을 일으켰다. 멤버들은 뜻하지 않게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볼멘소리를 하며 불평을 터트렸다. 하지만 막상 시작이 되면 부상도 마다않고 최선을 다해 빅 재미, 큰 웃음을 만들어왔다.
이번 밀라노 프로젝트 역시 가능성 보다는 도전에 의의를 둔다고 보는 것이 맞다. 하지만 늘 기적을 만들어왔던 '무한도전'이기에, 최선을 다했다면 실패를 할지라도 그 결과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줬기 때문에 이번 모델 도전기에도 큰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무한도전'이 또 한 번 기적을 만들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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