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각본 없는 드라마, 울산에서도 상영되나요?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12.01 07: 01

포항 스틸러스의 각본 없는 드라마가 울산 현대의 안방에서도 상영될 수 있을까.
포항이 한 시즌 농사를 좌우할 중대 일전을 벌인다. 이름만 들어도 살 떨리는 동해안 더비다. 1일 오후 2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서 울산과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올 한 해 최고의 왕좌를 가리는 빅매치다.
각본을 써도 이런 드라마가 나올 수 있을까. 당초 울산의 우승이 유력해 보였다. 기적이 일어났다. 포항은 서울을 제압한 반면 울산은 부산에 발목이 잡혔다. 두 팀의 승점 차는 5점에서 2점 차로 좁혀졌다. 운명의 장난일까. 선두 울산과 2위 포항이 우승 길목에서 맞닥뜨린다. 공교롭게도 시즌 최종전서 두 팀이 만났다. 포항이 승리하면 우승컵을 품에 안는다. 울산은 좀 더 유리하다. 안방의 이점에 무승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퇴로는 없다. 이날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무대는 만들어졌다.

포항은 지난달 전북 현대를 누르고 FA컵 2연패를 달성했다. 내친김에 더블(2개 대회 우승)을 꿈꾸고 있다. 최근 기세는 최고조다. 5연승을 포함해 9경기 연속 무패행진(5승 4무)을 달리고 있다. 최근 5경기 연속 경기당 1실점으로 틀어막은 반면 12골을 터트렸다.
김승대와 노병준이 선봉에 선다. '영건' 김승대는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3골 3도움)를 올렸고, '베테랑' 노병준은 2경기 연속 골맛을 봤다. 이명주와 고무열도 축구화 끈을 질끈 동여매고 있다. 동기부여가 남다르다. 각각 최우수선수상과 영플레이어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팀을 우승으로 이끈다면 개인상이 유력하다.
포항에 호재도 있다. 울산의 차포 김신욱과 하피냐가 경고누적으로 결장한다. 둘은 올 시즌 울산의 득점을 책임졌다. 김신욱은 19골, 하피냐는 11골을 집어넣었다. 이들이 없는 울산은 이빨 빠진 호랑이나 다름 없다. 수비 부담이 반 이상 줄어들었다. 골이 필요한 포항은 수비에 치중하지 않고 공격에 무게추를 둘 수 있다. 여의치 않을 경우 공격일변도로 나올 수도 있다.
약점도 있다. 좌측 풀백에 구멍이 생겼다. 김대호와 박희철이 결장한다. 김대호는 경고 누적, 박희철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박선주도 부상 암초를 만났다. 멀티 플레이어 김재성과 중앙 수비수 김원일 등의 활약이 필요하다. 신화용과 황지수도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신화용은 지난 27일 서울전서 결장했고, 황지수도 후반 시작과 동시에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걸림돌은 또 있다. 포항은 올 시즌 울산만 만나면 유독 작아졌다. 세 차례 만나 1무 2패에 그쳤다. 특히 울산은 안방에서 극강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6연승 후 부산에 패하긴 했지만 홈에서는 6연승을 포함해 최근 14경기 무패행진(12승 2무)을 구가 중이다. 울산 홈팬들의 열띤 응원도 포항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비겨도 되는 울산과 달리 포항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점이 다급하게 만들 수 있다. 
포항은 지난 2007년 이후 6년 만에 정상에 도전한다. 1986년, 1988년, 1992년, 2007년에 이어 통산 5번째 우승을 조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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