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 열리는 야구계의 축제 골든글러브 투표가 진행중인 가운데 넥센 히어로즈는 투수 부문에 후보를 두 명이나 올렸다.
한 명은 올 시즌 46세이브를 기록하며 세이브 부문 1위에 오른 손승락(31). 또 한 명은 27홀드로 홀드왕을 차지한 한현희(20)다. 손승락은 올 시즌 워낙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으나 이제 입단 2년차인 어린 투수가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른 것은 놀랄 만한 일이다.
한현희가 후보가 된 것은 '14승 이상이나 40세이브 이상, 평균자책점 3.00 이하'라는 기준과 달리 타이틀 1위는 자동 포함이라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넥센은 올 시즌 불펜 부문 타이틀을 휩쓸면서 다승왕은 없지만 두 명의 후보를 배출하게 됐다.

정작 놀란 것은 본인이었다. 지난 28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한현희는 골든글러브 후보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제가 왜 골든글러브 후보냐"고 되물었다. 한현희는 "(후보에) 오를 만한 인물도 아니고 받을 것이라고 생각도 안하고 있기 때문에 소감도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한현희는 올해 전반기 3승 10홀드 평균자책점 2.43을 기록하며 팀의 선두권 싸움을 이끌었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1승 1세이브 11홀드를 기록했지만 뒤에서 마무리 손승락이 승계주자를 지켜준 경우가 많았다. 아쉬움이 컸던 그는 준플레이오프에서 5경기를 모두 등판하며 무실점 완벽투로 자신의 이름을 다시 되찾았다.
목동구장에서 자율 훈련을 계속하고 있는 한현희는 "시즌 때 몸무게가 많이 늘어나 다시 빼고 있다. 올 시즌에 좋았던 모습을 내년에 다시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점차 선수들의 수명이 길어지고 있는 프로야구에서 쉽게 찾기 힘든 순수 신인들의 활약. 그렇기에 고졸 2년차 한현희의 골든글러브 후보 진입은 본인도 놀라긴 했지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제 갓 만 20살이 된 어린 선수의 거침없는 질주는 팀을 넘어 한국 프로야구에도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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