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정준하가 2달여 만에 무려 20kg을 감량했다. 누구도 기대하지 않는 밀라노 패션쇼 무대에 서기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벌인 것. 물론 20kg을 감량했지만 여전히 토실토실한 배는 감출 수 없었다. 그리고 살이 급격하게 빠지는 바람에 노안이 되는 부작용도 생겼지만 그의 도전 정신은 시청자들의 열렬한 응원을 이끌어내고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지난 달 30일 밀라노 패션 도전 특집 2탄을 방송했다. 노홍철의 “난 밀라노 패션쇼에 초대 받은 몸”이라는 장난스러운 말 한마디로 시작된 이번 특집은 정준하와 노홍철이 열성적으로 체중 감량을 하는 바람에 성공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두 사람을 포함한 ‘무한도전’ 멤버들 7명 전원이 에이전시로부터 거부를 당하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했다. 밀라노 패션쇼 도전기가 완전히 물거품된 것은 아니었다. 바로 패션쇼가 열리는 현장에서 개성 강한 모델을 찾는 브랜드의 오디션을 보겠다고 선언한 것. ‘무한도전’은 이로써 밀라노 출국은 정해졌지만, 무대에 설 수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다소 무리한 도전에 발을 디뎠다.
이 가운데 예상 외로 많은 몸무게 감량을 한 정준하의 진지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번 패션쇼 도전은 평소 독특한 패션 감각과 모델 도전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던 노홍철에게만 시선이 쏠린 것도 사실. 정준하는 중간 점검과 마찬가지였던 에이전시 오디션을 위한 사진 촬영에서 18kg을 감량하며 이 같은 선입견을 날렸다. 1주일 후에 다시 2kg을 추가해 총 20kg 감량에 성공한 모습으로 나타나 모두를 놀라게 했다. 특히 사진 촬영 전날부터 물도 마시지 않으며 그야말로 전투적으로 뛰어들었다.
평소 거대한 몸을 자랑하며 ‘무한도전’ 내에서 ‘뚱뚱보’로 불렸던 그였다. 이날 정준하의 날렵해진 외모는 살이 쏙 빠져 얼굴이 흘러내린다는 의미로 ‘정촛농’이라는 별명을 얻어도 기분이 좋을 만큼 변화돼 있었다. 물론 살을 빼도 여전히 김영광 등 톱모델들과 비교해서 큰 얼굴로 웃음을 선사하고, 옷태가 나지 않는 둥글둥글한 몸선으로 놀림을 받았지만 40대 남자의 눈물겨운 체중 감량기는 가까이에서 보지 않아도 얼마나 뼈를 깎는 고통이었을지 짐작하고도 남았다.
노홍철의 도전기에만 시선이 집중되자 “왜 노홍철에게만 한정하냐”고 특유의 볼멘소리를 하고, 사진 촬영 후 급격하게 의기소침해진 모습을 통해 그가 얼마나 이 무모한 도전에 열의를 다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밀라노 패션쇼 도전은 제작진이 자막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이 도전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안기지 않고, 멤버들 역시 쉽사리 성공 여부에 대한 확언을 하지 않을 정도로 이들이 8년간 이어온 그 어떤 도전보다 불확실성이 강하다. 성공 가능성은 낮지만, ‘정촛농’ 정준하의 긍정적인 자세와 웃음을 넘어 감동을 선사한 노력은 시청자들에게 희망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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