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미연이 누구보다 다정다감하면서도 적극적인 성격을 그대로 표출하며 여배우 판타지를 빠져나왔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동안 미모, 화려한 필모그래피에 가려졌던 '사람' 이미연은 여배우보다 한 사람이자 여자로서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그는 tvN 배낭여행 프로젝트 '꽃보다 누나'(이하 꽃누나)를 통해 생애 첫 리얼 버라이어티에 출연, 그간 대중에 보여준 적 없는 '인간' 이미연의 원초적인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프로그램 특성상 열흘간 매순간 카메라가 붙어 다니는 것 자체가 이미연으로서는 신선한 부담일 터. 이는 함께 출연한 윤여정 김자옥 김희애 등 대부분의 멤버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난 29일 방송된 첫 회부터 알짜 민낯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난생처음 배낭여행에 마냥 설레는 소녀 같은 면모, 그리고 경유지인 터키에서의 숙소 예약 미션을 수행하며 다소 덤벙대는 모습까지 '사람' 이미연의 내추럴 캐릭터들을 꺼내놓는데 망설임이 없었다. 그간 '관록의 여배우', '당대 남성들의 로망'이라는 수식어에 가려졌던 이미연의 털털하고도 때 묻지 않은 속내가 대중 앞에 거의 최초로 드러난 순간이다.

사실 이미연은 상당수의 여배우들이 그렇듯 많은 포장 속에 존재하던 스타다. 올해 만 42살, 지난 1987년 미스 롯데로 선발돼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첫발을 내딛었고 이듬해 연기 활동을 시작했으니 벌써 데뷔 20년을 훌쩍 넘긴 중견 배우다. 데뷔 초반, 당시에는 본 적 없는 청초하고도 우아한 미모로 남성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2013년의 '국민 첫사랑'이 수지라면 당시엔 그 자리에 이미연이 자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의 40대, 50대 남자들이라면 학창시절, 이미연 브로마이드 하나 안 가져본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렇게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며 각종 광고를 섭렵했을 뿐 아니라 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나무’, ‘명성황후’, 영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넘버3’, ‘인디언 썸머’ 등 열거할 수 없는 많은 작품들에서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며 유수의 영화제에서 주조연상을 휩쓴 저력을 발휘했다.
말 그대로 범접할 수 없는 만인의 연인이자 화려한 여배우로 자리하던 이미연은 ‘꽃누나’를 통해 리얼 버라이어티에 등장한 사실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섭외 소식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던 그는 첫 회에서 보여준 소탈하면서도 다정다감한 인간미, 또 능동적이고 주도면밀한 행동력 등으로 앞으로의 활약상을 기대케 만들었다. 여배우들 중 막내로서 귀엽고 싹싹하게 선배들을 보필하는 가하면 터키 공항에 도착해 우왕좌왕 해매는 이승기에게 일침(?)을 가하며 향후 그를 도와 적극적인 가이드로 변신할 모습을 예고하기도.
방송 후 시청자들도 이제껏 몰랐던 이미연의 새로운 모습에 호기심 가득한 응원을 보내고 있다.
그야말로 브로마이드를 찢고 나온 이미연의 활약상이 기대되는 '꽃누나'의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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