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노경은, “착잡한 마음, 다잡아야 할 텐데”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12.01 12: 06

“무슨 일인가 싶기도 하고요. 그 와중에서 야구를 해야 하고”.
은퇴 기로에서 자신을 다잡은 스승과의 작별. 그리고 새 감독의 취임. 충격파가 전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선수로서 무거운 마음을 아직 다잡지 못한 것은 어떻게 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두산 베어스 우완 에이스 노경은(29)이 자신을 1군 주력 투수로 이끌어 준 김진욱 전 감독 경질에 대한 황망한 마음은 감추지 못했다.
노경은은 지난 시즌 중반 선발 보직 변경 후 12승 평균자책점 2.53으로 일약 선발 에이스가 된 뒤 올 시즌에도 10승을 거두며 2년 연속 10승 투수로 리그 검증을 어느 정도 마쳤다. 예리한 제구의 소유자는 아니지만 뛰어난 구위를 선보이며 두산의 국내파 에이스로 자리잡은 노경은. 그의 두각에는 김 전 감독의 힘이 컸다.

2003년 1차 지명 대어로 주목을 받으며 입단했으나 부상과 제구난, 그리고 수술에 있어 구단과의 마찰을 겪는 등 노경은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0년대 말에는 거듭된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야구를 놓으려던 노경은을 다잡은 이가 바로 당시 2군 투수코치였던 김 전 감독. 노경은은 항상 김 전 감독에 대해 “감독님 덕분에 제가 이렇게 야구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누누이 감사의 뜻을 표했다.
자신을 이 자리에 있게 한 스승이 하루 아침에 경질의 칼날을 맞은 만큼 노경은 입장에서도 마음이 편치 못한 것은 사실이다. 1일 곰들의 모임 환담회를 앞두고 잠실구장에서 만난 노경은은 “어떻게 해야 할 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마음이 착잡합니다. 연락을 드렸는데 감독님께서도 힘내서 야구 열심히 하라는 격려를 해주셨고요. 어쨌든 팬들 앞에 좋은 야구를 계속 보여드려야 하는 만큼 마음을 다잡고 야구에 전념하는 것이 선수로서 도리이기도 하고요”. 선수이기 이전 사람인 만큼 노경은은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farinelli@osen.co.kr
잠실=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