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강한 남자' 김승규, 마지막에 울었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12.01 16: 05

'포항에 강한 남자' 김승규(23, 울산)가 마지막 순간에 눈물을 삼켰다.
울산은 1일 오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40라운드 시즌 최종전서 종료 직전 김원일의 극적인 골로 포항에 0-1 패배를 당했다. 이날 울산을 꺾은 포항은 승점 74점을 기록하며 2위 울산(승점 73)을 극적으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됐다.
울산은 이날 경기서 무승부만 거둬도 K리그 클래식 챔피언에 오르는 유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울산에도 변수가 있었다. 주포 김신욱과 하피냐가 지난 부산전서 경고 1장씩을 받아 경고누적으로 포항전 출전이 불가능한 것.

김신욱-하피냐의 공백에 까이끼마저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된 상황에서 울산은 한상운 원톱에 김승용-호베르또-김용태의 2선을 가동하며 '이 없으면 잇몸'으로 나섰다. 하지만 김 감독의 우려대로 경기 감각이 떨어진 호베르또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기에 후반 포항이 승부수로 박성호와 조찬호를 연달아 투입하며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정신없이 밀어붙이는 파상공세 속에서 울산은 풍전등화처럼 흔들렸다. 하지만 포항은 수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고도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바로 '포항 킬러' 김승규 때문이었다.
김승규는 데뷔전이었던 2008년 11월 포항과 6강 플레이오프 경기서 김영광 대신 승부차기에 나섰다. 그리고 놀라운 선방을 선보이며 짜릿한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18세에 불과했던 김승규의 활약으로 울산은 포항을 꺾고 플레이오프 승리를 거뒀다. 2011년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포항과 만났을 때도 김승규는 여지없이 '거미손' 활약을 선보였다.
몸으로 겪은 기억 때문에 포항에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던 김승규는 이날도 무수한 선방으로 포항의 공격을 무효화시켰다. 전반 12분 노병준의 헤딩 슈팅을 먼저 나와 펀칭으로 쳐내며 득점을 무산시킨 김승규는 후반 17분 박성호의 헤딩 슈팅을 역동작이 걸린 상황에서 막아냈고, 후반 27분에도 김승대와 1대1 상황에서 정면으로 날아든 슈팅을 정확히 잡아냈다.
후반 추가시간에 날아든 이명주의 날카로운 슈팅마저 김승규가 잡아내자 포항 서포터석에는 깊은 한숨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연이은 선방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울산의 골문을 두들긴 포항은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쇄도하는 슈팅을 잘 막아내고도 마지막 한순간 공을 놓친 김승규는 허탈함에 그대로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 김승규는 선방쇼를 펼치고도 김원일의 슈팅을 막지못해 마지막에 눈물을 삼켜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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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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