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라이벌전에서 현대캐피탈이 웃었다. 중요한 경기에서 라이벌을 제압했고 연패 탈출이라는 부수적인 성과까지 거뒀다. 1라운드 맞대결 완패의 아픔도 깨끗하게 갚았다.
현대캐피탈은 1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NH농협 V-리그’ 삼성화재와의 라이벌전에서 42점을 올린 외국인 선수 아가메즈의 활약과 끈질긴 수비력에 힘입어 3-1(25-23 25-21 25-27 28-26)로 이겼다. 2연패에서 탈출한 현대캐피탈(승점 15점)은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벗어나며 한숨을 돌렸다. 반면 삼성화재(승점 17점)는 연승 행진이 ‘5’에서 멈췄다.
외국인 선수 싸움에서 갈렸다. 양팀 주포인 아가메즈와 레오에 많은 공이 몰렸다. 누가 이를 잘 처리하느냐의 싸움이었다. 여기서 아가메즈가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인 반면 레오는 평소보다 저조한 활약으로 해결을 짓지 못했다. 이런 경향은 1,2세트에서 두드러지며 현대캐피탈이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여기에 현대캐피탈은 나머지 선수들의 끈질긴 수비까지 뒷받침되며 수비 싸움에서도 이겼다.

1세트는 외국인 선수의 활약상에서 양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아가메즈는 1세트에서 68.97%의 공격을 점유하면서도 70%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보이며 15점을 몰아쳤다. 반면 레오는 7득점(공격 성공률 36.84%)에 그쳤다.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의 활약에 힘입어 1세트 초반부터 앞서 나간 끝에 삼성화재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고 25-23으로 이겼다.
2세트에서는 세트 중반 승부가 갈렸다. 14-14에서 현대캐피탈은 송준호의 오픈 공격, 레오의 공격 범실로 앞서 나갔고 이후 최민호의 연속 블로킹이 나오며 18-14까지 치고 나갔다. 삼성화재의 반격에 22-21까지 추격 당한 현대캐피탈이었지만 아가메즈가 고비 때 빛났다. 아가메즈는 동료들이 탄탄한 수비로 버티는 사이 23점부터 25점까지를 모두 책임지며 해결사 면모를 과시했다.
삼성화재는 3세트에서 블로킹의 힘을 앞세워 반격했다. 세트 초반 고희진의 연속 블로킹으로 승기를 잡은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의 추격에 듀스를 허용했으나 25-24에서 레오가 귀중한 득점을 올리며 3세트를 잡았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무너지지 않았다. 4세트 초반 끈질긴 수비에 힘입어 5-0, 7-1까지 앞서나가며 기선을 제압한 현대캐피탈은 이후 삼성화재의 추격에 한 때 역전까지 허용했으나 26-26에서 아가메즈의 공격 성공으로 재역전에 성공했고 마지막 순간 레오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혈전을 마무리했다. 삼성화재는 마지막 판정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으나 번복은 없었다.
아가메즈는 이날 많은 공격을 시도하며 경기 막판 체력이 다소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총 42점을 올리며 주포 몫을 톡톡히 했다. 반대편의 송준호는 14점을, 임동규는 8점을 보탰다. 반면 삼성화재는 박철우가 14점을 올렸고 고희진 이선규 센터진이 블로킹 9개를 합작하며 분전했으나 3세트까지 공격 성공률이 떨어졌던 레오(34점)의 상대적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레오는 이날 13개의 범실을 범했다.
한편 안산에서는 우리카드가 러시앤캐시의 첫 승 꿈을 좌절시키며 3-2 신승을 거뒀다. 우리카드는 1,2세트를 내주며 궁지에 몰렸으나 3세트 이후 주전 선수들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승점 2점을 따냈다. 최홍석(19점)을 비롯, 루니(18점) 김정환(13점) 신영석(11점)까지 네 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우리카드(승점 16점)는 2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러시앤캐시(승점 2점)는 1,2세트를 잡으며 창단 후 첫 승 꿈에 부풀었으나 뒷심 부족에 울었다.
skullboy@osen.co.kr
천안=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