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골' 김원일, "동료들도 '말이 안되는 골'이라더라"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12.01 17: 02

"동료들도 '말이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기자회견에 나서는 것이 처음이라는 김원일(27, 포항)은 마이크가 어색한지 데면데면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목에 걸린 메달이 우승을 실감케하고, 자신이 넣은 골이 결승골이라는 자각을 안겼다.
포항은 1일 오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40라운드 시즌 최종전서 종료 직전 김원일이 극적인 골을 터트리며 울산을 1-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포항은 승점 74점을 기록하며 2위 울산(승점 73)을 극적으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됐다.

포항은 지난 2007년 이후 6년 만에 K리그 정상의 기쁨을 누렸다. 1986년, 1988년, 1992년, 2007년에 이어 통산 5번째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더블의 꿈도 이뤘다. 지난달 전북 현대를 물리치고 FA컵 2연패를 달성한 데 이어 K리그 왕좌를 차지하며 최고의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야말로 극적인 골이었다. 0-0 상황에서 주어진 후반 추가시간 4분. 김원일이 문전 혼전 상황 속 박성호의 도움을 받아 골망을 흔들며 울산을 침몰시켰다.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던 '드라마'가 김원일의 발끝에서 씌여졌다.
결승골로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된 김원일은 "발밑에 공이 있어서 그냥 찼을 뿐"이라며 겸손(?)하게 결승골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또한 "선수단은 차분하며 자신감에 차있는 분위기였다. 90분 안에 하나만 오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김신욱과 하피냐가 없어서 좀 쉬웠던 것 같긴 한데 워낙 울산 선수들이 훌륭하다보니 (김)광석이형이랑 열심히 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14박 15일짜리 휴가증 달린 경기에서는 골을 넣어봤어도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넣은 것은 처음"이라며 웃은 김원일은 "골 넣은 후 동료들도 다 '말이 안된다'고 하더라. '추가시간에 네가 골을 넣다니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사실 그 순간에는 누가 골을 넣었는지 다 잘 몰랐다"며 얼떨떨한 심정을 밝혔다.
이날 경기에 부모님과 친척들이 총출동했다는 김원일은 "골을 넣고 난 후 어디서 경기를 보실지는 모르겠지만 가족들 생각이 제일 먼저 났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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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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