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는 인생에 한번 올까 말까 한 기회다. 주신다면 감사히 받겠다."
포항은 1일 오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40라운드 시즌 최종전서 종료 직전 김원일이 극적인 골을 터트리며 울산을 1-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포항은 승점 74점을 기록하며 2위 울산(승점 73)을 극적으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포항은 지난 2007년 이후 6년 만에 K리그 정상의 기쁨을 누렸다. 1986년, 1988년, 1992년, 2007년에 이어 통산 5번째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더블의 꿈도 이뤘다. 지난달 전북 현대를 물리치고 FA컵 2연패를 달성한 데 이어 K리그 왕좌를 차지했다. K리그 30년 역사상 리그와 FA컵을 모두 제패한 팀은 포항이 최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이명주는 "마지막까지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형들과 함께 끝까지 최선을 다했는데 경기 막판에 좋은 기회가 왔고, (김)원일이 형의 극적인 골이 터졌다"며 드라마 같은 우승에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이명주는 올 시즌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하며 포항의 더블을 이끌었다. 음지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도 한없이 빛났다. 남다른 시야에 이은 간결한 패스, 왕성한 활동량에서 나오는 수비력, 수준급의 공격력까지 재능을 맘껏 뽐냈다. 올 시즌 K리그 34경기에 출전해 7골 4도움을 올렸다. 활약 덕에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개인상' 중 최우수 선수 부문 후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경쟁자 하대성(서울), 김신욱(울산)도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펼쳤기에 수상을 섣불리 점치기엔 어렵다. 하지만 우승 프리미엄을 안은 이명주의 수상이 유력한 것은 사실이다.
이명주는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코칭 스태프를 비롯한 동료들 덕에 MVP 후보에 올랐다. 많이 도움을 주셨고 덕분에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며 "MVP는 인생에 한번 올까 말까 한 기회다. 주신다면 감사히 받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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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