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예능 자존심 '1박2일', 다시 어깨 좀 핍니까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3.12.02 07: 31

그토록 시끄러웠던 이유가 있었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하지만, 지난 1일 첫선을 보인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이하 '1박2일')에서는 떠들썩한 등장이 부끄럽지 않은 묵직한 '빅재미'가 곳곳에 포진해있었다.
'1박2일'은 시작 전부터 새 멤버 라인업과 관련해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도 그럴 것이 '개그콘서트'로 유명한 서수민CP와 시즌1을 통해 신입PD로 얼굴을 알린 유호진 PD가 메인연출자로 나서며 "이번 멤버 변화와 함께 큰 폭의 구성 변화를 통해 KBS 예능의 자존심인 '1박 2일'의 부활을 이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기 때문.
이에 뚜껑을 연 '1박2일'에는 제작진의 절박함과 함께 시청률 30%대를 가볍게 돌파했던 전성기, '1박2일 시즌1'을 연상시키는 멤버들의 꾸밈없는 웃음과 제작진과의 팽팽한 대립이 끊이지 않으며 순항을 알렸다. 특히 '1박2일'은 전성기를 부활하겠다는 제작진의 각오에 걸맞게 KBS 예능국장과 부국장까지 현장에 나서 이들을 독려하고, 메인 연출자 유 PD는 멤버들과 선서문을 읽는 모습 자체로 웃음을 유발했다. 예능국 고위 관계자까지 총출동해 엄동설한 고속도로 옆에 멤버들을 벌 세우듯 세워놓고 부담을 안긴 장면에서는 생존을 위한 멤버들과 제작진의 대립이 자연스럽게 연상됐다.

또 제작진은 혹한기 캠프를 위해 강원도 인제로 향하면서 트럭을 준비, 멤버 세 명은 칼바람을 그대로 맞아야 하는 뒷자리에 태우는 독한 면모와 함께 점심 식사에서는 새로운 문제 유형을 출제하며 빠른 호흡을 이어가는 등 '1박2일'의 구수한 향기, 까나리를 환영 인사로 건넨 이후부터 빈틈없는 구성으로 시선을 붙들었다.
이에 '1박2일'은 새 멤버의 침대까지 침투하는 집요함을 보였고 제작진의 간절함을 아는 듯 멤버들도 사생활 영역인 침대를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새 멤버들의 활약도 기대 이상이었다. 새 멤버들은 일거수일투족을 담아내는 카메라 앞에서 방송용과 비방용 사이를 줄타기를 하며 어색한 표정을 감추지 않아 여행이 거듭될수록 변모할 모습을 기대케 했다.
특히 맏형 김주혁은 그간 영화와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부스스한 얼굴로 투덜대며 까나리와 소금물의 함정에 순진하게 걸려드는 반전 매력으로 시선을 끌었다. 김주혁은 이날 방송에서 인기, 인지도, 호감도에서 모두 참패하며 "예능 열심히 해야겠다"고 전투력을 불태우는 모습을 보여 그가 앞으로 예능 늦둥이로 활약할 모습에 궁금증을 유발했다.
또 김주혁과 가장 다른 듯 가장 좋은 호흡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사차원 막내 정준영의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정준영은 여자친구를 소개시켜달라는 김주혁에 "내 친구를 소개시켜주기에는 너무 어리다"고 냉정한 표정으로 할 말은 하며 맏형의 입도 가볍게 막아버리는 당찬 모습을 보여 이승기, 주원 등 그간의 막내와는 또 다른 캐릭터를 완성할 것으로 기대됐다.
김준호와 데프콘은 물론 기존 멤버인 차태현과 김종민도 제 역할을 해냈다. 데프콘의 자다가도 폭발하는 리액션 본능과 건들거리는 외모에서 쏟아내는 거침없는 입담과 섬세한 센스, 김준호의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호감형 '오빠' 차태현의 미처 몰랐던 진행 능력, 김종민의 모자란듯 순진한 매력이 어우러진 첫 회에서는 비즈니스, 생계형 라인 등 '시즌1'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섭섭당과 같은 새로운 라인을 무수하게 만들어낼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1박 2일 동안 떠나는 여행을 통한 끈끈한 형제애가 강점인 '1박2일'에 아직 두 가지 모두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멤버들간의 무한 이기주의가 부각됐다. '나만 아니면 돼'가 아닌 '내가 안 돼면 너도 안 돼'라는 모토 안에서 승부욕 넘치는 멤버들의 눈치보지 않는 치열한 대결도 다음회를 궁금하게 하게 하는 관전포인트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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