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아빠’ 홈스테이, 영어울렁증 아이들의 뿌듯 성장기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12.02 07: 31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가 뉴질랜드 홈스테이를 통해 굳이 해외로 발길을 돌린 이유를 증명했다. 아이들은 뉴질랜드 여행으로 언어의 장벽을 뚫고 미지의 세계에 발을 디뎠다. 무엇보다도 영어울렁증을 보이던 아이들이 뉴질랜드 친구들과 교감을 하며 또 한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들의 한뼘 자란 모습은 시청자들의 입가를 저절로 올릴 만큼 뿌듯했다.
‘아빠 어디가’는 지난 1일 방송된 뉴질랜드 여행 2탄에서 다섯 가족이 각자 뉴질랜드 일반 가정에서 1박 2일이라는 시간을 보내는 이야기가 담겼다. 어느 정도 영어를 할 수 있는 아이는 김민국과 성준 뿐. 아빠들 역시 대화를 원만하게 이어가기에는 부족함이 넘쳤다.
이날 방송은 아이들과 아빠들이 영어를 쏟아내는 뉴질랜드 가족들을 마주하기 전 긴장하고, 어떻게든 대화를 하고자 애를 쓰며, 어느 순간 친구가 된 모습을 순차적으로 담았다. 아빠들은 아이들이 뉴질랜드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독려도 하면서 견문을 넓힐 수 있도록 한걸음 떨어져 있었다. 때문에 아이들은 아빠들과 떨어져 뉴질랜드 친구들과 어떻게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평소에도 말수가 적은 아이 성준은 더욱 말을 하지 않다가 스캐너 장난을 하며 친구가 됐다. 김민국과 김민율은 트램펄린에서 놀며 친밀도를 높였고, 송지아와 송지욱은 인형 놀이를 했다. 쭈뼛쭈뼛 부끄러움이 많은 이준수는 연실 싱글벙글 웃으며 뉴질랜드 아이들의 호감을 샀고, 영어울렁증이 있는 윤후는 딱지치기를 제안하며 조금씩 가까이 다가갔다. 물론 여전히 대화의 흐름은 뚝뚝 끊기며, 어색한 기운이 감돌지만 이들이 친구가 됐음은 명백했다.
평소 귀여운 아이들의 행동으로 웃음이 터졌던 이 프로그램은 이날 만큼은 재미있는 요소가 적었다. 대신에 아이들이 말이 잘 통하지 않는 해외 친구들과 교감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전달하는데 집중했다. 소소한 재미는 평소보다 많지 않았지만, 소극적이었던 아이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고 더듬더듬 대화를 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쫑긋하게 했다. 보는 내내 가슴이 따뜻해지는 즐거움이 있었다.
사실 이 프로그램이 해외 여행을 떠난다고 했을 때, 우려를 표하는 여론이 만만치 않았다. 어린 아이들의 해외 여행은 시청자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시선이 존재했다. 또한 아직 국내 곳곳을 다니지 못한 아이들의 시선을 굳이 해외로 돌려야 하는 명분도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날카로운 시선과 문제 제기는 뉴질랜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홈스테이를 통해 어느 정도 불식시킨 듯 보인다. 띄엄띄엄이지만 뉴질랜드 친구들과 친구가 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이들 모두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청정 자연 속에서 친구를 만나고 새로운 만남에 대한 두려움을 없앤 아이들의 남은 뉴질랜드 여행기가 더욱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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