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은 빠져야 되는데".
KIA는 외국인 소방수를 구하고 있다. 선동렬 감독은 지난 두 시즌 모두 소방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2012시즌은 아예 무주공산이었다. 최향남(9세이브), 한기주(7세이브), 유동훈(6세이브), 박지훈(2세이브)까지 뒷문지기로 나섰지만 붙박이는 없었다. 이른바 돌려막기였다. 팀은 4강 싸움에 밀려났고 5위에 그쳤다. 블론세이브만 18개였다.
2013시즌도 비슷했다. 앤서니 르루를 소방수로 기용했다. 20세이브를 따냈지만 방어율 4.15에서 드러나듯이 든든한 소방수는 아니었다. 결정적인 블론세이브를 한 끝에 소방수직은 내놓고 퇴출됐다. 이후 송은범, 윤석민이 차례로 나섰지만 약점을 메우지 못했다. 2013시즌도 블론세이브 12개였다.

내년에도 소방수는 최대의 과제였다. 그래서 선동렬 감독은 내년 시즌 소방수를 외국인 투수로 일찌감치 낙점했다. 구단은 스카우트를 보내 후보들을 물색했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외국인 소방수의 성공 가능성이 낮지만 KIA의 현실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토종 가운데 김진우가 소방수 후보로 꼽히지만 연투능력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그런데 KIA처럼 외국인 소방수를 기용하려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내년부터 확대된 외국인 엔트리 때문이다. 9개 구단은 외국인을 3명까지 보유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경기에 모두 나설 수는 없다. 지난 달 단장회의에서 내린 결론은 1군 엔트리 3명 보유하되 경기당 2명씩만 출전한다.
아직 이사회에서 통과되지 않아 최종결정안은 아니지만 이럴경우 외국인 소방수를 보유한 팀은 딜레마가 생긴다. 소방수는 보직의 성격상 매경기 불펜에서 대기해야 한다. 그런데 외국인 선발투수가 등판하고 외국인 타자가 출전한다면 출전한도에 막힌다. 외국인 선발이 나선다면 소방수 혹은 타자가 출전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외국인을 선발투수 2명, 타자 1명으로 뽑는다면 서로 겹칠일이 없다. 그러나 한 명이 소방수라면 외국인 선발투수가 등장하는 주기, 즉 5일에 한 번씩은 누군가가 빠져야 한다. 더욱이 소방수는 언제 등판할 지도 모른다. 선발이 등장하는 경기 막판에 급박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때문에 무조건 외국인 타자를 빼고 경기를 하면서 상황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 거꾸로 소방수와 외국인 타자가 동시에 출전 못할 수도 있다. 벤치는 더욱 치밀한 선수운용이 필요하다. 외국인 3명을 모두 1경기에 출전하는 방안이 해결책이지만 이사회가 바꿀지는 미지수이다. 외국인 엔트리 확대로 생긴 외국인 소방수의 딜레마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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