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네-오로라', 보다가 체할라..애들 볼까 무섭고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3.12.02 08: 52

주말과 평일 저녁, 온 가족이 둘러앉아 본다는 주말연속극과 일일연속극이 황당무계 막장 전개로 나란히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KBS 2TV '왕가네 식구들'과 MBC '오로라 공주'가 그 주인공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연일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는 걸 보면 진짜 '온 가족'이 둘러앉아 보긴 하나 본데 그만큼 욕과 비난도 늘어나고 있다. '왕가네 식구들'과 '오로라 공주', 정말 내 자식들과 같이 봐도 괜찮을 걸까.
먼저 1일 방송된 '왕가네 식구들'은 또 다시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어느덧 40% 벽 돌파를 넘보게 뒀다. 며느리 오디션이라는 황당한 이야기, 뜬금 없는 납치 사건이 펼쳐진 이날의 방송분은 34.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날 '왕가네 식구들'에서는 왕광박(이윤지 분)이 최상남(한주완 분)과의 결혼을 위해 최회장(이병준 분)이 주최한 며느리 오디션에 참가하는 모습이 등장했다. 마치 '슈퍼스타K'를 연상케 하듯 살벌한(?) 합숙 일정이 시작되고 단체로 버스에 몸을 싣는 참가자들과 이를 지휘하는 교관들의 모습, 주최자인 최회장의 일장연설이 이어져 실소를 머금게 했다.

그런가 하면 왕호박(이태란 분)은 뜬금없이 잘 다니던 체육관 관장이자 아버지의 제자인 호남형(최재웅 분)의 손에 납치되고 1억 원이라는 몸값에 인질이 됐다. 뒤늦게 남편 허세달(오만석 분)까지 끌려왔지만 "우린 이혼까지 간 사이다. 서류 접수 했다. 아무 상관없는 나를 왜 붙잡아두느냐"고 볼멘소리를 하면서 안방을 분노로 들끓게 했다. 갑작스런 납치 설정, 그 와중에서도 안하무인 막장 태도로 일관하는 허세달의 모습이 역시나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기 충분했다.
뿐만 아니라 왕수박(오현경 분)이 불륜의 줄타기를 이어감과 동시에 큰 사기를 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또 한 번의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그야말로 여기 저기 바람 잘 날 없는 '왕가네 식구들'이다.
저녁 먹으며 본다면 체할 것만 같은 막장 스토리는 '오로라 공주'에서도 만만치 않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저녁 7시대 방송 중인 이 작품은 종영을 목전에 뒀지만 초반부터 주구장창 도마 위에 오르며 불명예를 안았다.
최근엔 동성애자였던 나타샤(런 분)가 이성애자로 변모해(?) 재등장하는가 하면 남자주인공이었던 황마마(오창석 분)는 오로라(전소민 분)과 이혼 후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했다. 오로라는 지난 결혼을 후회하며 시한부 설설희(서하준 분)에게 돌아가 지극한 간호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초스피드로 청혼까지 하는 등 상식 밖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그간 130부가 넘는 전개 동안 10명도 넘는 배역들이 이해하기 힘든 이유로 돌연 사라지고 배우들이 하차하거나 신들려 죽고 자다가 죽는 등 황당한 일들은 비일비재했다. 때마다 시청자들의 비난과 지적으로 도배됐지만 아랑곳없이 진격의 막장 전개를 거듭했다.
공교롭게도 '왕가네 식구들'이나 '오로라 공주'나 심야 드라마도 아니고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저녁 시간대 작품들이란 점에서 비난의 강도는 더하다. 성인들이 보고 있어도 혀를 끌끌 차고 눈살을 찌푸릴 스토리들이 한 가득인데 아직 미성숙한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이 보기에 무리는 없을까. 드라마 속 황당한 세상을 보며 청소년들이 악영향을 받지는 않을지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사람은 자다가도 쉽게 죽고 개도 말을 하는 세상이다. 너도 이혼 후엔 곧장 딴 남자와 결혼해야 한다'(오로라 공주)는 교훈이나 '불륜을 저질러도 무조건 뻔뻔해야 한다. 너도 나중에 크면 며느리 오디션에 참가해야 하니 준비를 철저히 해두거라'(왕가네 식구들)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부모들이 있기라도 바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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