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 ‘황금무지개’가 답답한 행동만 일삼는 착한 주인공과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역이 날뛰는 촌스러운 전개에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다.
‘황금무지개’는 해양을 배경으로 운명의 수레바퀴가 연결 지어준 일곱 남매의 인생 여정을 그리겠다는 기획의도로 출발한 드라마. 지난 달 2일 첫 방송된 이후 유이, 정일우, 이재윤, 차예련 등 성인 연기자가 등장하지 않은 가운데, 김유정, 오재무 등 아역 배우들과 조민기, 김상중, 안내상, 도지원, 박원숙 등 중견 연기자들의 탄탄한 연기에 힘입어 순항 중이다.
동시간대 경쟁 드라마인 SBS ‘세 번 결혼하는 여자’가 시청률 제조기 김수현 작가의 신작임에도 ‘황금무지개’는 시청률 1위에 걸림돌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2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일 방송된 ‘황금무지개’는 12.1%를 기록, ‘세 번 결혼하는 여자’(9.7%)를 제치고 1위를 수성했다.

‘세 번 결혼하는 여자’는 김수현 작가 특유의 공감 가는 이야기와 결혼과 이혼, 불륜 등 안방극장이 좋아하는 소재를 내세웠지만 ‘황금무지개’의 극과 극을 오가는 전개에 큰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황금무지개’는 살인, 방화, 밀수 등 온갖 범죄가 난무하는 가운데, 출생의 비밀이 뒤엉켜 매회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주인공 김백원(김유정 분)과 그의 양아버지 김한주(김상중 분)가 답답할 정도로 착해 늘 악의 무리들에게 당하는 가운데, 악의 무리 중 하나인 서진기(조민기 분)의 도를 넘어선 악행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더욱이 진기가 한주와 백원을 곤경에 빠뜨리는 과정이 지나치게 작위적이고 설득력 없게 그려지고 있지만, 단순한 선악구도와 이해하기 쉬운 갈등 전개는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요인이 되고 있다.
드라마의 흐름이 뚝뚝 끊기고 인물들의 말과 행동이 당위성이 없는 세련되지 않은 촌스러운 드라마지만 안방극장의 사랑을 받는 불가사의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초반인 까닭에 참고 보는 시청자들이 많지만, 그 어떤 인물도 정을 붙이기 어려울 정도로 설득력이 없는 이야기로 끝까지 안정적인 시청률을 담보할 수 있을지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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