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자격을 얻은 이종욱(33)의 선택은 두산도, 롯데도 아닌 NC였다. 그렇다면 이종욱은 왜 NC를 선택했던 것일까. 금전적인 부분도 있었겠지만 김경문 감독과의 정, 그리고 도전의식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다.
이종욱은 올해 FA시장에서 NC와 4년 총액 50억 원에 계약을 맺고 창원으로 향했다. 원 소속구단인 두산은 이종욱의 잔류를 바랐지만 금전적인 차이가 적지 않아 포기했다. 여기에 NC는 물론 롯데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욱 스스로도 부정하지는 않는 이야기다.
롯데는 NC보다 객관적인 전력이 더 강하다. 팬들의 충성도도 절대적이다. 야구를 하기에는 오히려 더 좋은 조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종욱은 NC를 선택했다. 일단 김경문 감독의 전화 한 통이 결정적이었다. 이종욱은 “다른 팀과 협상할 수 있는 기간 첫 날 김경문 감독님의 전화를 받았다. 거기서 흔들렸던 것 같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첫 날 저녁에 NC 관계자들과 만나 계약 논의를 순조롭게 이어갈 수 있었던 하나의 배경이었다.

이종욱은 김경문 감독과의 인연이 시즌 중 NC를 상대할 때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종욱은 “솔직히 시즌 때 NC랑 할 때는 더 잘하고 싶었다. 감독님께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제는 그 대상이었던 김경문 감독과 다시 한솥밥을 먹는다. 이종욱은 “감독님께서 ‘즐겁고 재밌게’라는 말을 하셨다. 야구를 같이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하시더라”라며 미소 지었다.
물론 부담도 크다. 이종욱은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를 이겨내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숨기지 않는다. 이종욱은 “예년보다 빨리 운동을 시작했다. 올해보다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라고 한 뒤 “후배들이 본받을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고 모범적인 행동으로 귀감이 될 수 있는 선배가 되겠다”라며 경기장 바깥에서의 임무도 되새겼다. 이종욱은 12월 한 달 동안 서울에서 운동을 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인 창원 생활을 시작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