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예능프로그램 '안녕하세요'에는 한 회에 네 가지 사연이 등장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또 다른 고민거리를 찾아내는 MC들의 날카로운 능력이 예상하지 못한 큰 재미를 선사해 호평을 얻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안녕하세요'에는 야구를 사랑하는 남동생 때문에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라고 말하는 고등학생 누나가 출연했다. 하지만 이날 누나의 고민은 잠시 뒤로하고 남동생의 독특한 친구가 시선을 끌었다.
고민녀의 초등학생인 남동생은 야구선수의 프로필을 줄줄 외우며 사투리와 영어 해설을 넘나드는 재능을 발휘해 박수를 받았다. 남학생은 "미국에서 살때는 야구단 활동을 했는데, 한국에 오니 친구들이 다 학원을 간다. 해설이라도 해야 인생의 재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남동생과 함께 방청석에 등장한 동생의 외국의 친구는 독특한 인사법으로 시선을 끌며 구수한 사투리로 예사롭지 않은 입담을 풀어냈다. 친구는 야구에 빠진 동생의 일상생활을 묻는 말에 "우선 학교에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학교에서는 점심도 안 먹고 야구 중계를 계속 봅니다"라는 식의 어른스러운 화법을 이어갔고 "저는 철도에 관심이 많습니다"라는 뜬금없는 말로 폭소를 자아냈다.
이에 MC 정찬우는 "어머니는 어디있느냐. 이리로 오라고 해라. 어머니가 고민일 것 같다"라고 말했고 신동엽은 "엄마한테 실제 나이가 몇 살인지 물어봐라"라고 말하며 어른스러운 동생 친구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은 동생 친구는 "친구 누나를 좋아하는 것 아니냐"는 MC들의 떠보는 말에, "좋아하는 사람 있습니다. 아, 여기서 할까? 제발 절 받아주세요"라는 깜짝 상남자 프러포즈로 객석에 웃음 폭탄을 던졌다. 정찬우는 "여기서 동생 친구 엄마가 제일 고민이다"라는 말로 웃음을 보태며 남매간의 갈등이 해결점을 찾아가는 훈훈한 결말을 안겼다.
'안녕하세요'의 이영자, 신동엽, 김태균, 정찬우 등 최고의 MC들은 300회 넘게 쌓아온 환상 호흡으로 스튜디오 곳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매의 눈으로 포착하며 끊임없이 웃음을 유발하는 중이다. 이들은 객석에서 들리는 경쾌한 웃음 소리와 TV를 보는듯 혼잣말을 하는 방청객의 행동도 놓치지 않고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알뜰살뜰한 진행으로 월요일 밤을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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