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박병호(27)가 지난해에 이어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달 4일 패넌트레이스 MVP에 2년 연속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각종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올 시즌 타격 4관왕에 오르며 자신의 모든 커리어를 경신한 그는 팀의 가을 잔치를 누리는 영광과 함께 올 시즌에도 시상식 대상들을 휩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박병호는 한곳도 빠짐없이 MVP, 혹은 대상을 수상하며 1억 원에 가까운 상금을 벌어들였다. 올 시즌도 적수가 없다. 페넌트레이스 MVP부터 가장 마지막으로 열리는 골든글러브 1루수 부문까지 시상식에 '출석 체크'를 해야 한다. 올해에도 1억원 정도의 상금은 따놓은 당상이다. 다만 상금에 매겨지는 세금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그의 지갑은 상금이 아니라도 두둑해질 전망이다. 박병호는 휴식 여행으로 인해 늦게 팀 훈련에 합류하면서 협상 테이블에도 늦게 앉았다. 그러나 그의 협상은 이번주 내에 결과를 볼 것으로 보인다. 구단은 박병호를 위해 최소 100% 인상이라는 선물을 마련해놓고 있다. 올 시즌 2억2000만 원이었던 그의 연봉은 어느 고액 연봉자 못지 않게 올라갈 예정이다.
지난 2011년 넥센으로 트레이드될 당시 입단 7년차였던 박병호의 연봉은 프로야구 선수 평균 연봉(약 9000만 원)의 절반 수준인 4200만 원이었다. 그러나 2012년 6200만원, 2013년 2억2000만 원으로 그의 몸값이 수직 상승했다. 내년 연봉까지 계산하면 박병호의 연봉은 3년 새 약 10배로 뛴다. 프로야구에서 전무후무한 연봉 급상승이다.
그러나 갑자기 모이는 돈에 흔들리지 않는 마인드도 그의 장점이다. 박병호는 최근 상금 사용처를 묻는 질문에 "지난해에는 갑자기 연봉이 오르면서 여기저기 쓸 일이 많았는데 이제부터는 꾸준히 모을 예정이다. 선수라는 직업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저축을 많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재정 관리는 아내의 몫. 박병호는 용돈을 타서 쓰는 '평범한' 남편이다.
박병호는 2011년 트레이드 후 넥센의 굳건한 4번타자로 자리매김한 데 이어 반짝 활약일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올해 리그 최고의 4번타자로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지금 낮은 연봉을 받으면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에게 그는 더없이 훌륭한 희망 교재다. 그가 시상식에 설 때마다 더욱 큰 책임감을 느끼는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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