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결산] 강원-상주, 사상 첫 승강PO 주인공 됐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12.03 06: 59

K리그의 역사에 없던 맞대결이 온다. 강원FC와 상주 상무가 K리그 사상 첫 승강 플레이오프의 주인공이 됐다.
강원은 지난 달 30일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40라운드 최종전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3-0으로 완파하고 최종 순위 12위로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냈다. 최하위 2개 팀이 자동강등되고 단 한 팀만이 잔류를 위한 마지막 관문인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던 상황에서 강원은 김동기의 프로 데뷔 첫 해트트릭으로 희망의 티켓을 손에 넣었다.
▲ 강원, 강등전쟁에서 0.5장의 희망을 잡았다

 
강원이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짓기까지 K리그 클래식에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강등전쟁이 펼쳐졌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큰 이변 없이 강등팀이 결정될 것으로 보였지만 막바지 들어 경쟁이 갑작스레 치열해졌다. 11위 경남과 12위 강원, 13위 대구와 14위 대전이 물고 물리는 관계를 형성하며 마지막 몇 경기를 남겨두고 예측불허의 전개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최종전을 남겨두고 11위 경남이 8승 12무 17패(승점 36)를 확보하며 골득실에서 강원에 크게 앞서 11위를 확정짓자 강등전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제 남은 희망은 0.5장짜리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걸려있는 12위뿐. 12위를 차지낸 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K리그 챌린지 우승팀 상주 상무를 꺾고 생존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지가 된 상황이었다.
강원-대구-대전이 이어오던 트라이앵글 잔류경쟁은 마지막까지 쉽사리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파란만장한 승부였다. 12위 강원부터 14위 대전까지, 막판 승점 쌓기에 돌입하며 잔류에 대한 희망을 불태웠고, 한 경기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언제라도 순위가 뒤집어질 수 있는 아슬아슬한 극장이 펼쳐졌다.
그러나 12위의 유리한 고지를 먼저 점하고 있던 강원은 추격자들의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매 경기가 살얼음판 같았던 시즌 막바지에 승점에서 앞서 있다는 것만큼 유리한 상황은 없었다. 최승인, 김동기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미쳐준' 선수들이 있었기에 강원은 12위를 지켜 승강 플레이오프라는 희망의 티켓을 잡았다.
▲ 상주, '와신상담'... 이날만을 기다렸다
상주에 있어 이번 승강 플레이오프는 올 시즌의 대미를 장식하는 당연한 수순의 시나리오였다. 지난 시즌 강제강등을 겪은 상주는 1부리그 복귀를 위해 와신상담의 심정으로 올 시즌을 치렀다. 군팀의 특성상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요구하는 클럽 라이센싱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강제강등의 희생양이 된 상주는 법인화 작업을 통해 사단법인 상주시민프로축구단으로 재탄생했다.
상주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하나였다. 1부리그로 재진입하는 것만이 상주의 목표이자 희망이었다. 1부리그 복귀 조건이었던 아시아축구연맹(AFC)의 클럽 라이센싱 조건 중 하나인 법인화를 발빠르게 완료하고 복귀 준비를 위해 최선을 다한 이유다. 시의적절하게 이근호, 이재성, 이호, 하태균 등 정상급 선수들이 상주에 입대했다. '상주셀로나'로 불리는 최강의 전력이 구축된 셈이다. "2014년 1부리그 복귀를 이뤄내겠다"고 확고한 목표를 정한 상주에 있어서는 호재가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상주는 승승장구를 이어가며 K리그 챌린지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경찰청과 선두 싸움을 벌이며 아슬아슬한 2위 자리에서 애를 태운 적도 있지만 32라운드 고양Hi FC와 경기서 승리를 거두며 시즌 종료 3경기를 남겨두고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근호가 챌린지 초대 득점왕에 오르는 겹경사도 맞았다. 하지만 진짜 목표는 챌린지 우승팀에 주어지는 승강 플레이오프 티켓이었고, 티켓을 손에 넣은 상주는 강원을 상대로 올 시즌의 마지막 도전을 시작하게 됐다.
김재성과 김형일, 김호준 등 주축 멤버들이 전역하면서 수비가 헐거워진 부분은 있지만, K리그 챌린지 초대 챔피언이자 K리그 역대 최다 승인 11연승을 달린 상주는 1부리그 팀들도 무시하지 못할 전력으로 손꼽힌다. 이근호, 이상협 등 득점왕 타이틀을 놓고 경쟁했던 챌린지에서 가장 '핫'한 공격수들이 든든히 버티고 있다는 점도 상주의 믿을 구석이다.
K리그 사상 최초로 열리는 이번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두 팀의 운명이 결정된다. 과연 어느 팀이 웃고 어느 팀이 울게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시즌을 종료한 K리그의 마지막 터닝 포인트가 될 승강 플레이오프, 그 역사적인 무대의 1차전은 12월 4일 오후 7시 상주시민운동장에서, 2차전은 12월 7일 오후 2시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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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위)-상주 상무(아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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