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세지감’ LG, 김선우 합류로 선발 후보만 10명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12.03 06: 10

불과 1년 전만해도 선발진이 최대약점이었다. 그런데 1년 만에 리그 정상급 선발진으로 진화했다. 오는 스프링캠프부터는 살벌한 내부경쟁이 펼쳐진다.
LG가 베테랑 우투수 김선우(36)을 영입, 마운드를 더 높였다. LG는 2일 두산에서 방출, 자유계약 신분이 된 김선우와 1년 1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이로써 2014시즌 선발진 후보만 무려 10명이 됐다. 아직 속단할 수 없으나, 외국인 투수 2명과 류제국 우규민 신정락 신재웅 김선우 김광삼 임정우 윤지웅 등이 서바이벌 게임 명단에 오를 듯하다.
물론 자리는 한정되어 있다. 보통 투수진을 12명으로 구성하기 때문에 이들 10명 모두가 1군에 남기는 힘들다. 2013시즌 활약을 기준으로 삼고 레다메스 리즈와 재계약한다고 가정하면, 리즈부터 다른 외국인 선발투수와 류제국 우규민까지 4명은 확정적이다. 신정락 또한 선발투수 첫 해부터 122⅔이닝을 소화하며 9승 5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2014시즌을 기대케 했다.

결국 기존 선발투수들을 내리고 선발진에 합류하기 위해선 스프링캠프부터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야한다. 김선우도 마찬가지다. LG 선발투수 중 가장 경험이 많지만, 베테랑이라고 이점을 누리는 일은 없다. 2013시즌 LG 선발진 연령대는 20대 초중반에서 30대 초반이었다. 모두가 매년 기량이 더 나아질 수 있다. 때문에 유망주나 베테랑이라고 따로 자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LG의 2014시즌 목표는 우승이다. 가장 잘 던지는 투수 5명이 저절로 선발진에 들어갈 것이다.
선발진에 탈락했다고 해서 자연스레 불펜 한 자리가 오는 것도 아니다. 불펜은 선발보다 더 강하다. 2013시즌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3.40로 2위 넥센의 3.78보다 월등히 앞섰다. 반면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3.91로 NC가 기록한 3.55에 뒤진 2위였다. 마무리투수 봉중근을 비롯해 셋업맨 이동현 유원상 정현욱 좌투수 류택현 이상열, 그리고 최근 합류한 사이드암투수 신승현까지 불펜진 7명도 꽉 차있다.
예전에 LG 투수진은 익숙한 이름보다 생소한 이름에 기대를 걸게 됐다. 투수진에 물음표가 가득했고 누군가가 도약해야만 답이 나왔다. 그런데 2013시즌 우규민 류제국 신정락이 한꺼번에 점프했다. 이제는 쉽게 마운드를 구상할 수 있다. 그만큼 LG가 강해졌다.
김기태 감독은 지난 11월 30일 “지금 시점에선 어느 선수도 자리가 보장되어 있지 않다”며 ‘무한경쟁’을 천명했다. 1, 2년 전에도 시즌 준비 모토는 ‘무한경쟁’이었지만 당시 경쟁무대는 맨땅이었다. 엔트리가 빼곡한 만큼,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내년 1월초 스프링캠프 합류를 놓고 열리는 체력 테스트의 합격기준도 이전보다 높아질 예정이다.
LG 차명석 투수코치는 2013시즌 말미 “외국인투수가 없어도 되는 선발진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며 LG 마운드의 최종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건강 문제로 2014시즌 1군 덕아웃에서 차 코치의 모습을 보기 힘들어졌으나, LG 마운드의 진화는 현재진행형이다. 경쟁에 불이 붙을수록 힘이 생긴다.
128경기 내내 1군 엔트리가 고정되지는 않는다. 페넌트레이스는 장기전이고 다양한 변수가 일어나기 마련이다. 게다가 내년에는 페넌트레이스 후반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때문에 월요일에도 경기를 할 수 있다. 향후 이사회에서 2014시즌 약 4주에서 6주 동안 월요일 경기가 편성되는 것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이 기간은 절대적으로 투수자원이 풍부한 팀이 유리하다. 어쨌든 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리즈와 재계약하고 수준급 외국인투수가 온다면, LG의 차기 시즌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 밝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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