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고지고TV] 최고시청률 ‘오로라’ VS ‘루비’, 막장극 안방 점령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12.03 10: 20

안방에서는 어쩔 수 없는 걸까?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 속에 많은 이들의 원성을 들어왔던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가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거두며 막장극의 저력을 보여줬다. ‘오로라 공주’와 함께 또 다른 일일드라마 KBS 2TV ‘루비 반지’ 역시 2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장극의 쌍 끌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3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결과에 따르면 지난 2일 방송된 ‘오로라 공주’ 136회는 전국기준 19.5%의 시청률을 기록, 지난 달 29일 방송된 135회(17.5%)보다 2%포인트 상승한 성적을 나타냈다. 앞서 지난 달 25일 방송된 131회에서 18.2%로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던 1주일 만에 또 한 번 새 기록을 쓰게 된 셈.
시간대는 다르지만 또 다른 저녁시간대 일일드라마인 ‘루비 반지’역시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이 드라마의 이날 시청률은 전국기준 18.9%로 지난 29일 방송된 68회분(16.4%) 보다 2.5%포인트 상승했다.

‘오로라 공주’와 ‘루비 반지’는 색깔은 전혀 다르지만,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와 비현실적인 전개 등으로 인해 ‘막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왔다. ‘오로라 공주’의 경우 11명의 인물이 극 중에서 사망하고, 주인공 커플이 이혼을 하고 이혼한 여자 주인공이 금세 결혼 전 만났던 남자와 다시 결혼을 약속하는 등 애초의 기획의도를 벗어난, 그야말로 ‘막가는’ 전개를 보여주고 있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루비 반지’는 ‘오로라 공주’ 보다는 그나마 얌전한, 전통적인 막장극의 경우다. 악랄한 악녀가 나오고, 그의 계략대로 선한 여주인공이 시련에 빠졌다 나오게 되고 결국에는 ‘인과응보’로 마무리 될 이 드라마는 애초 주인공인 두 자매가 교통사고로 얼굴이 바뀌어 버린다는 황당한 설정으로 인해 막장이란 이름을 비껴갈 수 없었다.
그러나 막장극이라는 별칭(?)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닌 듯하다. ‘오로라 공주’나 ‘루비 반지’ 모두 현재 시청률 20%의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 이는 '욕 하면서 본다'는 막장 드라마의 법칙(?)이 제대로 통하는 것임을 입증하는 동시에 착한 드라마가 부재한 현실을 제대로 설명해준다.
'오로라 공주'와 동시간대 시청률 경쟁을 벌였던 SBS 일일드라마 '못난이 주의보'는 전국기준 10.1%의 시청률로 지난달 29일 조용히 막을 내렸다. 초반에는 비등비등한 성적을 냈던 두 드라마의 격차는 '오로라 공주'가 막장 전개와 외부적인 잡음으로 이슈를 만들어 내며 크게 벌어지기 시작했다. 한 때 '못난이 주의보'는 일일드라마임에도 막장 요소가 적고, 따뜻한 인물의 캐릭터들이 부각되며 '착한 드라마'로 손꼽혀 왔던 작품. 때문에 욕은 해도 결국엔 착한 드라마 보다 막장 드라마를 선호하는 일일드라마 시간대 시청자들의 성향이 이를 통해 제대로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착한 드라마 MBC 주말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 역시 시청률 상승세가 다른 막장 드라마들 보다는 더딘 상황인 것이 사실이다. 이 드라마는 가족의 갈등과 이를 풀어내는 가족애, 황혼의 로맨스, 외간 여자의 유혹에도 끄떡 않는 남편 등의 모습을 보여주며 '청정극'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1일 19회 방송분이 기록한 시청률은 12.7%로 전작인 신개념 막장극 '금 나와라 뚝딱'이 19회 분에서 15.4%를 차지한 것에는 조금 못 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다.
일일드라마계의 새로운 얼굴 SBS '잘 키운 딸 하나'는 지난 2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첫 방송의 시청률은 5.8%로 아직까지는 두 막장 드라마와 큰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이 드라마 역시 '남아선호사상'이 드라마 속 갈등의 중심에 있는 만큼, 이를 이용해 서서히 막장 얼굴을 드러낸다면 시청률에서만큼은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ujenej@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