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다?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가 기어코 강아지 ‘떡대’마저도 멀리 떠나보낼 전망이다. 거론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배우들이 하차하는 가운데서도 꿋꿋하게 등장했던 ‘떡대’가 죽음으로 이 드라마를 떠난다. 보통의 시청자들은 더 이상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기이한 드라마다.
‘오로라공주’는 예정대로라면 오는 9일 방송되는 141회를 끝으로 오로라(전소민 분)의 애완견 떡대가 모습을 감출 예정이다. ‘떡대’로 알려진 강아지 통키의 주인인 코리아경찰견훈련소 측은 3일 오전 OSEN에 “떡대가 극중에서 죽음을 맞이 한다”면서 “장례식 장면을 끝으로 드라마에서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떡대’는 드라마 시청자들 사이에서 여주인공 전소민과 함께 끝까지 살아남을 존재로 지목됐던 강아지. 전소민이 연기하는 로라가 끔찍하게도 여기고 황마마(오창석 분)와의 결혼 생활 종지부를 찍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정도로 웬만한 극중 인물들보다 비중이 높았다.

‘떡대’는 자막으로 의사도 표현했고, 마마의 누나들과 로라의 골이 깊어지는데 이유가 되기도 했다. 때문에 지난 5월 20일 첫 방송 이후 7개월여 동안 변희봉을 시작으로 해외 출국, 돌연 사망 등의 이유로 극중에서 배우들이 사라질 때도 굳건하게 버텼다.
하지만 결국 ‘떡대’ 역시 임성한 작가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 드라마가 로라의 주변 인물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것을 반복해왔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물론 드라마의 이야기상 극중 인물들이 죽거나 먼 곳으로 떠나는 설정은 숱하게 많다.
하지만 ‘오로라공주’의 경우 박영규, 손창민, 오대규 등의 돌연 하차 사건을 시작으로 배우들의 하차 과정이 석연치 않은 경우가 있었기에 배우들이 죽거나 떠나는 설정이 발생할 때마다 논란이 되고 있다. 오죽하면 제작진은 로라의 어머니를 연기했던 서우림의 죽음을 미리 예고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사상 최초로 제작진이 사전 정보를 유출하는 ‘셀프 스포일러’가 됐다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물론 ‘오로라공주’와 임성한 작가를 향한 날선 시선에도 드라마는 여전히 인기다. 시청률 20%에 임박한 기록을 달리고 있으며, 온라인은 ‘오로라공주’가 묘하게 재밌다는 반응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임성한 작가의 기괴한 전개 방식과 시청자들과 소통하지 않는 독불장군식의 드라마 운용은 많은 뒷말을 남기고 있다.
한편 극중 ‘떡대’의 사망은 로라에게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슬픔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로라가 강아지의 사망으로 어떤 심경의 변화를 보여줄지가 앞으로 남은 10여회의 주요 이야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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