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가와 표절 의혹에 휩싸인 걸그룹 크레용팝의 '꾸리스마스'를 만든 김유민 작곡가가 "'꾸리스마스'는 레퍼런스도 없이 만든 순수 창작물이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김유민 작곡가는 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히고, "장르의 유사성 때문에 생긴 결과물"이라는 말과 함께 상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김 작곡가는 "만약 제가 '루팡 3세'의 인트로 부분을 카피할 의도였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절대 비슷하게 들리지 않도록 만들었을 것"이라며 "오히려 '꾸리스마스'의 인트로는 '루팡 3세'라는 곡을 제가 전혀 알지 못했기에 나온 장르의 유사성 때문에 생긴 결과물"이라 해명했다.

이어 비밥장르에 기반을 둔 비트, 패턴, 리듬, 그리고 음정과 박자, 화성 등 전문적인 부분을 직접 나열하며 이같은 의견을 뒷받침해 설명했다.
끝으로 "꾸리스마스가 순수 창작물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오래전에 비슷하게 만들어진 인트로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창작자로서 매우 아쉬운 부분"이라며 "현실적으로 세상의 모든 곡을 모니터링하여 저의 창작물과 비교해 볼 수는 없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신중을 가하는 작곡가가 되겠다"고 마무리했다.
앞서 일본에서는 크레용팝의 '꾸리스마스'가 현지 유명 애니메이션 '루팡3세' 주제곡의 도입부와 비슷하다는 주장이 일었다. 이에 국내에서 역시 '루팡3세의 주제곡과 '꾸리스마스'의 도입부 음원을 비교하며 표절 논란이 불거졌다.
김유민 작곡가는 이번 표절논란이 일었던 '꾸리스마스'는 물론 앞서 크레용팝 인기를 견인했던 대표곡 '빠빠빠', 그리고 이어질 후속곡을 만든 작곡가다. 크레용팝 외에도 그룹 샤이니 '떠나지 못해', 제국의 아이들 '헌터(Hunter)' 등을 통해 실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 이하 김유민 작곡가 입장전문.
안녕하세요, 작곡가 김유민입니다.
'꾸리스마스'는 레퍼런스도 없이 만든 순수 창작물입니다.
만약 제가 '루팡3세'의 인트로 부분을 카피할 의도였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절대 비슷하게 들리지 않도록 만들었을 것입니다. 오히려 '꾸리스마스'의 인 트로는 '루팡3세'라는 곡을 제가 전혀 알지 못했기에 나온 장르의 유사성 때문에 생긴 결과물입니다.
두 곡의 인트로가 비슷하게 들리는 이유는 16비트로 쪼개지는 브라스 패턴과 엇박자로 들어가는 리듬이 둘 다 비밥장르에 기반을 두었기 때문입니다. 비밥의 경우, 곡의 시작부분에 긴장감을 주는 연출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꾸리스마스'의 인트로와 '루팡3세'의 인트로가 이와 같은 경우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 곡의 시작부분은 16비트 1박 이후의 음정과 박자가 다르고, 길게 끌어주는 부분도 같은 음계처럼 들리나 실제로 꾸리스마스는 1도 음정, 루팡3세는 5도 음정이며 시작하는 리듬과 끌어주는 길이마저도 다릅니다.
또한 화성도 '꾸리스마스'는 /1st-7th-4th-5th/1st-5th-7th-1st/ 이고,
'루팡3세'는 /1st-3rd-7th-1st/1st-3rd-4th-1st/ 로 서로 다릅니다. (다만, '루팡3세'의 코드진행의 경우, 본인이 유투브 영상을 참고로 하였으므로 곡의 버전에 따라 다를 수는 있습니다.)
'꾸리스마스'가 순수 창작물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오래전에 비슷하게 만들어진 인트로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창작자로서 매우 아쉬운 부분입니다. 현실적으로 세상의 모든 곡을 모니터링하여 저의 창작물과 비교해 볼 수는 없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신중을 가하는 작곡가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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